9일 브뤼셀서 존슨-폰데어라이엔 만찬 회담
"적극적이고 흥미진진한 토론…입장차는 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대면 회담 끝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미래관계 협상을 또 한번 재개키로 했다. 끝까지 협상의 끈을 잡아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차는 여전해 별다른 합의 없이 전환기간이 종료되는 '노딜(No Deal)' 가능성이 남아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저녁 벨기에 브뤼셀 EU 본사에서 세시간 가량 만찬 회담을 진행한 뒤 오는 13일까지 미래관계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 두 정상의 대화로 협상의 교착상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협상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하고 13일에 최종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직후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이고 흥미진진한 토론이었다"면서 "각자의 입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양측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협상팀이 즉시 핵심 이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모여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고 이번 주말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을 마친 뒤 두 정상은 별도의 성명은 내지 않았고 존슨 총리는 밤 11시가 넘어 급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두 정상은 회담장에서 꽤 솔직하게 터놓고 양측의 입장을 밝혔고 존슨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합의를 위해 시도해볼 수 있는 모든 방안은 다 활용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존슨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간 입장차를 크게 줄여볼 생각을 갖고 있었으나 합의까지 가기엔 쉽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영국과 EU 소식통을 인용해 "양 측 사이엔 아주 큰 간극이 남아있다"면서 "간극을 줄일 수 있을지 아직도 불명확하다"고 전했다.
영국이 지난 1월 31일 EU를 탈퇴함에 따라 양측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설정된 전환 기간 내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공정경쟁 여건 조성, 향후 분쟁 발생 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 어업 등 주요 쟁점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만약 양측이 이견을 극복하면 해당 합의는 무역, 에너지, 교통, 어업 등에 관한사항을 아우르게 된다. 다만 연말까지 합의를 하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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