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준 컴투스 대표
'서머너즈워' 中판호 발급 성공
서울대 벤처에서 게임사업 시작
'게임빌'에서 컴투스 인수 성공
매출 4696억 중 해외매출 80%
독일 중견 게임사 인수 이어 추가 M&A 글로벌 공략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진심에서 출발해 게임 그 이상의 가치를 세계 무대로 전파하자." 송병준 컴투스 대표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국내 모바일 게임산업의 선구자로 꼽히는 송 대표가 4년 만에 중국의 한한령(한류제한령)을 해제한 주역이 되면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지난 2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를 대상으로 외자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했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대형게임사들도 판호를 신청했지만, 중국은 컴투스의 손을 가장 먼저 들어줬다.
서울대 벤처에서 컴투스 수장
송 대표와 게임의 인연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 재학 시절 교내 벤처 창업동아리의 회장을 맡은 그는 석사과정 중인 2000년 '피츠넷'을 설립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부생,대학원생들과 뜻을 모았다. 이 피츠넷의 게임 사이트가 '게임빌'이었다. 이후 2001년 송 대표는 사명을 '게임빌'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송 대표는 특히 모바일 게임에 집중했다. 지금이야 누구나 모바일 게임을 즐기지만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업계의 불모지이던 영역이다. 그는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사업을 개편한 뒤 '프로야구 시리즈', '놈' 등의 게임을 내놨다. 휴대폰을 돌리면서 즐기는 게임이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놈은 그해 장관상 등을 휩쓸었고, 무려 6개의 시리즈로 제작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국내 대표 모바일 게임기업으로 게임빌을 키우던 송 대표는 2013년 커다란 도전에 나섰다. 경쟁사인 컴투스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평소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송 대표는 컴투스 인수에서 만큼은 유독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컴투스 인수에 대한 게임업계의 시선은 부정적이었다. 앞서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을 인수했다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전례 때문이었다. 경쟁 관계이던 두 회사가 잘 어울릴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팽배했다. 하지만 송 대표는 실적으로 모든 의문을 해소했다. 컴투스가 개발한 '낚시의 신'과 '서머너즈 워'가 흥행하면서 그의 승부수가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집념의 글로벌 공략
송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긴 호흡으로 글로벌 시장을 내다봤다. 이번 판호 발급에도 서머너즈 워의 글로벌 영향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대표의 오랜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2014년 출시된 서머너즈 워는 전세계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했고, 지난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송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관심을 표해왔다. 글로벌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를 어렵게 접촉한 자리에서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은 게임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에 나선 일화도 유명하다. 송 대표의 '글로벌 마인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 글로벌 e스포츠대회 '서머너즈 워 월드챔피언십(SWC)'을 개최하는 등 적극적으로 글로벌 이용자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서머너즈 워는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승승장구 하고 있다. 송 대표의 글로벌 전략이 연매출 4696억원에 달하는 지금의 컴투스를 있게끔 했다는 평가가 쏟아지는 배경이다. 컴투스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한다. 서머너즈 워가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이용자들도 서머너즈 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총 4번의 SWC 대회에서 중국 선수가 두 번이나 우승했을 정도다.
송 대표는 컴투스의 '글로벌 기업'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여러 도전을 앞두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10월 독일의 중견 게임사 '아웃오브더파크디벨롭먼츠(OOTP)'를 인수했다.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OOTP의 대표작 'OOTP 베이스볼'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매니지먼트 게임으로 현재 스팀 플랫폼과 온라인 다운로드 등으로 서비스 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송 대표는 향후 추가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컴투스의 덩치를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서머너즈 워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의 글로벌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은둔형 최고경영자(CEO)'로 불릴 만큼 차분한 성격으로 좀처럼 나서는 법이 없는 송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도전 정신'을 강조할 때 만큼은 유독 적극적이라고 한다. 그의 다음 '도전'이 주목된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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