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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에너지 자급자족 … 탄소배출 '0' 시대로

최종수정 2020.11.27 10:55 기사입력 2020.11.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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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뉴딜' 시대 이끄는 ZEB(제로에너지건물)
AI·IoT 기술 접목 냉난방 사용패턴 분석
태양광·풍력 등 적극 활용 … 낭비 줄이고 효율 높여
올해부터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 신축시 의무화

건물 에너지 자급자족 … 탄소배출 '0'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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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글로벌 회계법인 딜로이트 유럽 본사가 사용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디엣지(The Edge)'는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 건물로 꼽힌다. 곳곳에 설치된 3만개에 가까운 센서가 직원들의 움직임이나 실내온도, 냉ㆍ난방 여부, 조명 밝기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합해 에너지 사용을 통제한다. 사람이 없는 사무실은 자동으로 불이 꺼지고, 난방과 조명은 적정 수준으로 조절돼 에너지 낭비를 막는다. 건물 지붕과 외벽, 인근에 위치한 암스테르담대학 지붕에 깔린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생산해 자체 조달하고, 빗물을 모아 화장실 변기와 정원에 사용한다. 15층 전체 외벽이 유리로 설계된 이 건물의 전기 사용량은 비슷한 규모의 다른 빌딩과 비교할 때 30%에 불과하며, 태양광과 지열 발전을 통해서 평소 건물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이상(102%)을 생산하고 있다.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가든그로브교육구(Garden Grove School District)는 50~60년대에 지어진 학교 건물에 제로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해 개보수했다. 건물 창은 단열효과가 높은 제품으로 교체하고 자연채광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일광조절장치를 적용했으며 주차장엔 태양광 발전을 설치했다. 또 자연환기를 이용하는 데 최적화된 기술을 적용하고, 창문이 열려 있는 동안엔 냉·난방·환기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도록 해 에너지 낭비를 막았다. 이 곳 학교 중 하나인 산티아고 고등학교에선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표시하는 전광판이 설치되자 학생과 교사ㆍ직원들이 앞다퉈 에너지 절약 운동을 벌였다. 하루 5500인분의 급식을 만드는 랄스톤 중학교 조리실은 형광등을 LED로 교체해 전기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였을 뿐 아니라 환기 팬과 배기후드 등을 개선해 주방 내부 온도를 낮췄다.

전 세계가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제로에너지건물(ZEBㆍZero Energy Building)'에 주목하고 있다. 제로에너지건물이란 고성능 단열자재와 이중창ㆍ차양 등을 통해 외부 손실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건물을 말한다. 소위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건물이다.


최근엔 인공지능(AI)과 결합한 에너지 관리시스템이 더해진다.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건물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에너지 제어 방법을 찾아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에너지 이용 패턴을 파악하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 징후를 포착하고 낭비되는 에너지를 알아서 막아준다.


제로에너지건물이 필수가 된 건 전 세계적으로 대형 빌딩의 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6%가 주거ㆍ상업용 건물에서 소비되고 있으며 이들 건물에서 직ㆍ간접적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39%를 차지한다.

이에 각국은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로에너지건물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올해 신축 주택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모든 공공건물과 기존 건물의 50%를 제로에너지건물로 대체할 계획이다. 영국은 2016년부터 새로 짓는 주택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화하도록 권고했고, 독일은 제로에너지건물의 경우 일반 건물보다 85~9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2030년 신축 주택의 평균을 제로에너지빌딩으로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건물의 에너지 의무절감률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왔다. 2017년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도입했으며, 올해부터는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을 신축 또는 증축하는 경우 제로에너지건물로 짓도록 의무화했다.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은 2023년부터, 1000㎡ 이상 민간건축물은 2025년 이후부터, 2030년부터는 500㎡ 이상 모든 신축 건물을 제로에너지로 설계해야 한다.


또 최근 정부가 발표한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춰 건물 신축 뿐 아니라 리모델링에도 이 같은 제로에너지 모델을 적용하게 된다.


개별 건물들의 에너지제로화는 다른 건물들과의 연계 또는 지역ㆍ지구 단위, 나아가 도시 단위의 제로에너지 실현도 가능하게 할 전망이다.


유기형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녹색건축연구센터장은 "제로에너지는 기술의 문제보다는 정책적 면이 강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이나 인센티브 등으로 정책에 시동을 걸면 관련 산업들도 이에 맞춰 속도를 내게 된다"며 "앞으로는 건물이나 공동주택을 넘어 한 도시 안에서 사용되는 자동차나 발전소 등의 다양한 에너지를 묶어 자립화를 이루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향도 모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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