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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불모지 폴란드서 탄생한 스타 게임 기업, CD프로젝트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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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복제 판치던 폴란드서 게임 배급사로 시작
개발 기간 5년 만에 '더 위쳐' 출시
유럽 게임 기업 시총 2위 쾌거

폴란드 게임 기업 'CD프로젝트' 로고.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폴란드 게임 기업 'CD프로젝트' 로고.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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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비대면 사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게임 개발 기업들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게임 산업 강국이 즐비한 유럽 또한 이같은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이 가운데 올해 유럽에서 가장 주목 받은 게임 기업은 기존 서유럽 게임 강국이 아닌, 동유럽 국가 폴란드에 위치한 'CD 프로젝트(CDPR)'였다. '더 위쳐'라는 단일 게임 프랜차이즈 만으로 일약 스타 IT 기업으로 떠오른 CDPR은 올해 5월 한동안 유럽 게임기업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열렬한 관심을 받고 있다. CDPR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1994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CDPR을 설립한 마르친 이빈스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 사진=유튜브 캡처

지난 1994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CDPR을 설립한 마르친 이빈스키 공동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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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불모지 폴란드서 탄생한 게임 배급사


CDPR은 지난 1994년, 당시 고등학교 시절 친구였던 마르친 이빈스키와 미하우 키친스키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세운 게임 배급사다.


당시 폴란드는 '1989년 혁명' 이후, 공산주의 정권에서 자유 민주주의 사회로 전환하는 과도기였다. 이에 따라 게임, 사치품 등 미국·유럽에서 만들어진 최신 공산품이 폴란드 시장에 흘러 들었지만 저작권 개념은 미흡해 불법 복제 상품이 활개쳤다. IT 산업의 불모지였던 셈이다.

이 시기 서구 비디오 게임을 접하고 강렬한 흥미를 느끼게 된 이빈스키와 키친스키는 직접 게임 배급사를 차려 폴란드 시장에 제대로 된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두 사람은 미국 게임 판매상에 편지를 부쳐 게임 CD 수백장을 사들인 뒤, 이를 다시 폴란드 시장에 재판매하는 이른바 '보따리상'으로서 영업을 시작했고, 1999년에 이르면 직접 외국 게임을 폴란드어로 현지화해 판매하는 수준에 이르게 됐다.


그러나 두 사람의 꿈은 단순히 폴란드 내 공식적인 게임 유통망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이빈스키 CEO는 직접 게임을 제작해 판매에 나서야만 CDPR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는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한 당시 '더 위쳐2' CD 패키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도널드 투스크 전 폴란드 총리는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한 당시 '더 위쳐2' CD 패키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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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쳐' 개발로 유럽 게임 기업 시총 1위 달성 쾌거


이빈스키 CEO는 폴란드의 '국민 판타지 소설 작가'인 안제이 삽코프스키의 소설 판권을 9500달러(약 1050만원)에 사들였고, 이를 기반으로 CDPR 최초의 게임인 '더 위쳐' 개발에 나섰다.


더 위쳐는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 약 100여명의 직원들이 한화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작은 게임 배급사에 불과했던 CDPR에게는 큰 도박이었으나, 게임이 출시된 2007년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으며 200만장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더 위쳐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은 CDPR은 이후 후속작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11년 출시된 '더 위쳐 2'는 단 1주일 만에 10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도널드 투스크 당시 총리는 같은 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 기념 선물로 위쳐 2 CD 패키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2015년 출시된 더 위쳐 3은 지난 5년간 누적 3000만장 판매량을 달성하며 CDPR의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CDPR은 지난해 기준 5억2120만즈워티(약 1528억원)의 매출과 1억8910만즈워티(약 5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5월18일에는 83억6630만유로(약 10조9900억원)의 시총을 기록, 잠시 동안 유럽 1위의 게임 기업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이 모든 게 더 위쳐라는 게임 프랜차이즈 하나 만으로 거둔 성과다.


지난 2015년 출시된 '더 위쳐 3'은 각종 시상식에서 200개 이상 상을 휩쓸고 100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지난 2015년 출시된 '더 위쳐 3'은 각종 시상식에서 200개 이상 상을 휩쓸고 1000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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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함과 정직함으로 돈 버는 게 CDPR 사업 모델"


CDPR은 자신들의 성공 비결로 '소비자 친화 정책'을 꼽는다. 단기적으로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들과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더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다.


실제 CDPR은 소비자를 우대하는 판매 정책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발매한 게임들의 콘텐츠와 개선 사항을 보완환 '인핸스드 에디션'을 발매한 뒤, 과거 이미 게임을 구매한 고객들에게는 이를 공짜로 배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또 게임 회사들이 콘텐츠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적용하는 DRM(digital right management·디지털 권리 관리)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성능을 떨어 뜨린다는 우려를 접수한 뒤, 이를 포기한 사례도 있다. 불법복제로 회사가 입을 잠재적 피해보다는 소비자 경험을 중시한 결정이다.


이에 대해 이빈스키 CEO는 더 위쳐 3 발매를 앞두고 진행한 한 해외 매체와 인터뷰에서 "많은 회사들이 단기적인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한다. '치고 빠지기' 전략으로 유명하다"라면서도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유료화할 수도 있는 많은 추가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라며 "그럼으로써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존중을 받는다.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돈을 버는 게 우리의 사업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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