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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모 울리는 '융자 낀 학군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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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목동·대치동 등
인기학군 전셋값 급등에
융자 유지한채 세입자 구해

집값 하락·집주인 신용악화 등
경매 넘어가면 위험하지만
매물품귀에 악조건에도 계약

맹모 울리는 '융자 낀 학군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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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집주인이 융자 떠안을 수 있는 세입자만 구한다는데 가능하시겠어요?"(서울 중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서울시내 인기 학군 수요 밀집 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맹모(孟母)'들이 울상이다. 전셋값이 연초 대비 두배 가까이 오른 곳도 속출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받은 수억원대의 빚에 대한 위험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하려는 행태도 잇따르고 있다. 7월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ㆍ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정부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지 100여일만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중개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A씨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5억원대 중반에 거래되던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84㎡(이하 전용면적) 전세를 이달 8억5000만원에 내놓았다. A씨는 여기에 조건을 붙였다.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 약 2억원의 융자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입주 가능한 세입자만 받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계약에서는 세입자의 보증금 보호를 위해 계약 과정에서 기존 대출을 말소하는 조건을 특약사항으로 넣는 것과는 딴판이다. 현재 이 집의 매매시세는 11억5000만원으로, 대출금과 전세가를 합친 금액과는 1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만약 집값이 하락하고 집주인의 신용악화 등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는 전세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지역 A공인 관계자는 "이 일대 전세매물이 극히 적어 곧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본다"라며 "현재도 관련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상적인 전세거래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위험 물건'이 나오고 있는 것은 신학기를 앞두고 해당지역은 물론 외지 수요까지 늘고 있는 반면 임대차2법 시행으로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선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법이 오히려 가격과 계약구조 측면에서 세입자를 옥죄는 아이러니다. 최근 중계동 일대 전셋값은 단 며칠만에 많게는 수억원씩 치솟고 있다. 중계동 청구3차 84㎡ 전세는 현재 지난달에 비해 약 4억원 가까이 오른 8억9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인근 건영3차도 지난달 5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현재는 8억5000만원까지 오른데다 매물도 단 한건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천구 목동 일대 학원가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이파트2단지 65㎡전세는 지난 4일 7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는 지난달 26일 4억4100만원에 거래됐었다. 불과 9일만에 2억6000만원이 뛴 것이다. 지난달 30일 3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신시가지4단지 47㎡도 지난 7일 5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목동 B공인 관계자는 "수수료 받는 입장에서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전셋값이 올라 세입자에 가격을 말하기 민망할 정도"라며 "하지만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미 3~4일이면 계약이 체결된다"고 설명했다.

목동 인근 새 아파트 전세가는 분양가를 추월했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신정동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전세의 경우 현재 59㎡는 7억원대, 84㎡는 9억원을 웃돈다. 2018년 6월 분양 당시 59㎡ 분양가는 5억2600만~6억6800만원, 84㎡는 7억1900만~9억3600만원 수준이었다.


아파트 전세 품귀로 수요는 오피스텔과 연립ㆍ다세대주택(빌라)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전셋값은 0.17% 오르며 2018년 10월(0.18%)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도 최근 전세 이외에 반전세나 월세 빌라를 찾는 수요도 크게 늘고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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