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서 파스타 가게를 운영하던 한 사장이 SNS에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구청에 갔다가 우연히 결식아동 꿈나무 카드를 알게 됐는데, 5000원의 식대로는 아이들이 마음껏 식사하는데 제약이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자신의 가게에 결식아동이 방문할 경우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장님 안 되겠네, 돈으로 혼내주러 가야겠다”며 수익과 관계없는 업주의 선행에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보상하는 이른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당 파스타가게를 시작으로 자영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식아동을 돕는 공동체 모임이 결성돼 600여 곳이 참여하는 등 훈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소비행위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의 대표적 사례가 된 선한 영향력 운동은 앞서 지난해 8월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을 통해 소비행위가 정치·역사적 의견을 표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류회사 파타고니아는 ‘원웨어’ 이벤트를 통해 ’필요하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는 기업 철학을 내세웠는데,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함으로 그 철학도 함께 구매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파타고니아 코리아는 당해 매출 450억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매년 35%씩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돈쭐은 돈과 혼쭐이 결합된 말로 기부 또는 봉사, 사회기여에 앞장선 사업체나 대표에 대해 착한 소비로 보상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브랜드는 미투 또는 인종주의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고, 밀레니얼과 Z세대는(각각 46%, 42%)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각각 31%, 22%) 보다 ‘용감한 브랜드’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가 일상이 된 MZ세대는 기업과 브랜드, 업장에 대한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이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즉각적 소비로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처럼 소비자의 민감성과 인식이 향상됨에 따라 기업들은 철학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발 빠른 대처를 요구받고 있다. 크리스티 노드렘 미 조지타운대 마케팅학 교수는 “기업이 사회공헌활동 등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은 선한 영향력을 유도하기에 앞서 소비자를 보호하고, 소비자 기반을 확장하기 위한 의무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용례
B: 무슨 소리야. 그 사장님이 개업하기 전에 병원에서 일했었는데 이번에 코로나19 터지고 의료진 부족하다고 하니까 가게 문 닫고 봉사하러 갔대.
A: 아니 요즘 세상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B: 그러니까. 지금 사장님 복귀하면 아주 돈쭐 내주겠다고 동네 사람들이 다 벼르고 있다니까.
A: 그래? 나도 좀 동참해야겠는데? 가게 문 다시 열면 연락 좀 줘. 같이 가서 돈쭐 내드리자. ㅋㅋ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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