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산 덕천동 데이트폭력 영상 유포자 추적 “처벌하겠다”

연인 사이 20대 남성·30대 여성, 휴대폰 안보여준다고 서로 폭행
영상 속 남성, “본인 동의없이 유포돼 피해” 호소 … 경찰 수사착수

데이트폭력. [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인터넷을 달군 부산 덕천동 지하상가 데이트폭력의 영상 유포자가 처벌받게 됐다.

지난 7일 오전 1시 13분께 휴대폰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연인 사이인 20대 남성 A씨와 30대 여성 B씨가 서로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데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영상에 찍힌 A씨는 인터넷에 떠도는 자신의 영상을 보고 부산 북부경찰서로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소재도 추적해 조사할 예정이다.

A씨는 본인 동의없이 제3자가 영상을 유포했다며 영상이 확산된 데 대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경찰은 강력팀 3개팀을 가동해 영상 유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본인 동의 없는 영상 유포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돼 처벌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영상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엄정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10일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영상을 본인 동의없이 유포한 것은 불법 행위”라며 “영상 속 당사자가 문제 삼지 않아도 경찰이 인지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심야시간에 부산 북구 덕천동 지하상가에서 데이트 폭력이 발생했고, 영상은 10일 오전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경찰은 상가 관리사무소 직원이 지인에게 영상을 1차 전송하면서 확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다음 날 덕천지하상가 관리사무실 관계자가 직원 교육 차원에서 CCTV 영상을 공유한 부분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며 “다만 관리사무소와 아무 관련이 없는 제3자가 SNS에 유포한 것은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데이트폭력에 대해 “영상 속 당사자가 폭행으로 인한 상처가 있거나, 병원 진료를 받은 이력 등이 있으면 상해죄로 처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7일 오전 1시 13분 부산 덕천지하상가에서 발생했다. 연인관계인 남녀는 휴대전화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심하게 다투며 몸싸움을 했다. 야간 근무를 하던 지하상가 관리사무소 직원이 CCTV 영상으로 이를 확인하고 덕천지구대로 신고한 뒤 현장으로 달려갔다.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남성은 이미 떠난 뒤였고, 쓰러져 있던 여성은 곧바로 일어났다.

직원이 여성에게 “경찰에 신고했다”고 하자 여성은 “괜찮으니 신고를 취소해달라”고 완강히 요청했다. 이에 직원은 곧바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신고를 취소했다. 그 후 여성은 현장을 떠났고, 출동 중이던 경찰은 곧바로 지구대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