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용 메타물질에
전기, 온도, 터치에 반응 액정 결합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홀로그램의 상용화를 앞당길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존 홀로그램은 하나의 이미지를 구현하는데 그쳤지만 전압, 온도 등에 반응해 이미지를 바꾸는 홀로그램 장치가 개발된 것이다. 연구진은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하는데 우선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노준석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와 같은 대학 김영기 화학공학과 교수의 연구팀이 메타물질에 액정기술을 접목해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초소형 홀로그램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11일 실렸다.
전압, 온도, 손가락 움직임 등에 반응하는 홀로그램
연구팀은 메타물질에 외부 자극에 반응해 광학적 특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액정을 접목했다. 메타 표면에 특별하게 고안한 액정 기반 광변조기를 결합해, 액정 셀의 재료와 디자인에 따라 손가락 터치나, 전압 또는 열과 같은 다양한 외부자극에 반응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실제 전압에 반응하도록 고안된 액정을 접목한 경우 0.8볼트(V) 또는 1V에 전압을 걸어주면 수 밀리초(ms, 0.001초) 이내에 홀로그램 이미지를 빠르게 변환할 수 있다.
온도에 반응하는 액정을 접목한 장치는 47°C 이상이 되면 홀로그램 이미지가 바뀐다. 터치에 반응하도록 디자인으로 된 장치는 10킬로파스칼(kPa)에서 0.01메가파스칼(MPa) 사이의 가벼운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홀로그램 이미지를 빠르게 바꿀 수 있다.
특히 450~700나노미터(nm)의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매우 선명한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생물, 화학물질 검출하는 센서로 접목
연구팀 측은 "개발된 초소형 홀로그램 장치는 고화질 홀로그래픽 비디오 재생 광학소자, 온도감응형 홀로그램 센서, 미래형 인터랙티브·햅틱 홀로그램 기술을 앞당길 실마리가 될 것"이라며 "이 장치를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센서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메타물질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이다. 투명망토, 슈퍼렌즈, 음굴절 장치 등 새로운 광학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꿈의 소재로 불린다. 국내외 연구진들은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 수준의 초박막, 초경량 및 초소형 광학소자인 메타표면을 이용해 3D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증강·가상·혼합현실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메타표면을 이용한 장치는 한 번 소자를 제작하면 그 광학적 특성을 바꿀 수 없어, 처음 프로그래밍된 하나의 이미지만을 공간에 구현할 수 있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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