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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가치중심의 한미동맹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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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기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조영기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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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확인되지 않아 혼돈 상태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46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데에는 이상이 없을 것 같다. 후임 바이던 행정부의 정책노선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와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 같다. 특히 바이던 시대의 대외정책노선은 자유와 동맹을 중시하는 다자주의의 전통노선으로 회귀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트럼프-김정은의 톱 다운 북핵폐기 협상방식은 원점에서 다시 검토될 것 같다. 북한은 트럼프대통령의 돌출행동을 ‘핵있는 상태에서의 평화’를 보장받는 수단으로 악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노동당창건 75주년 열병식장에서 선보인 핵무력 관련 장비들이 증거들이다. 이는 미국의 톱 다운 방식의 회담이 북핵폐기를 위한 유용한 접근법이 아니었다는 점을 반증한다. 따라서 바이던 행정부는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 이행을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바텀 업의 접근방법을 선택할 것 같다. 그렇다고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노선을 답습해 북핵문제를 방기했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다.


또한 트럼트 대통령의 돌출행동에 편승한 ‘위장 평화 쇼’도 폐기처분될 것이다. 북한 문제에 대한 ‘원칙적 대응’을 강조해 온 바이든 전력을 감안할 때 트럼프 때와 같은 돌출행동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달 청와대 안보실장이 방미 이후 ‘종전선언’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선(先)종전선언, 후(後)북핵폐기’의 구상도 기조전환이 요구된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악마의 디테일이 절실한 시점이다. 악마의 디테일이 협상성공의 전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주한미군 감축과 방위비분담금 문제로 한미동맹의 가치를 훼손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트럼프 재임기간 훼손된 한미동맹 관계를 복원한다는 언급은 한국안보에 상당한 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바이든의 한미동맹은 지정학적 코드에 기반한 가치동맹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가치동맹을 내세워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취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즉 미중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지만 당장 반중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다자 안보협력체)와 미국 중심의 경제연합체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미국·일본·인도·호주 등을 참여시켜 탈(脫)중국 전략 추진)의 참가여부도 발등의 불이다. 바이든은 다자주의를 바탕으로 대중국 견제와 압박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카드는 영속성을 가질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은 전통적 우방과 인권, 환경문제까지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그만큼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번영과 평화의 수호자로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동맹은 부족한 우리의 자강(自强)능력을 보완해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특히 한미동맹이 북한의 핵공갈 위협을 차단해주고, 중국의 중화패권주의 팽창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한미동맹의 가치는 중요성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난달 19일 중국이 ‘6·25 남침전쟁’을 정의와 평화를 위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으로 왜곡하는 순간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재확인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국력 차이 때문에 한미동맹은 비대칭 동맹일 수밖에 없다. 이런 ‘비대칭’ 때문에 한미동맹에 대해 불편해 한다. 국가로서의 일부의 자율성의 상실이 불편함의 근원이다. 한국이 일부의 자율성을 상실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안보와 번영이라는 혜택을 받고 있다. 이를 ‘자율성-안보 교환동맹’이라고 한다. 특히 ‘자율성-안보 교환동맹’은 중국의 패권추구 야욕을 제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가 견지해 온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양다리 전략에 대한 전략수정이 요구된다. 또한 정부는 북한과의 위장 평화 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국제공조를 통한 북핵폐기의 디테일도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가치 중심의 한미동맹의 복원이 시급하다. 그래야 한미동맹이 안보의 번영의 버팀목으로 기여할 수 있다.


조영기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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