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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 vs "펫티켓" 반려견 '짖음 방지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11.03 11:16 기사입력 2020.11.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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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0명 중 6명 "짖음 방지기 부착, 엄연한 동물 학대"
일부 견주 "'층견(犬)소음' 방지 위한 불가피한 선택"
전문가 "'짖음 방지기'보다 환경 개선이 더 중요"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2년 전부터 반려견을 키워온 대학생 김 모(25) 씨는 최근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한 이후, 반려견이 짖는 소리로 이웃들과 갈등에 휩싸였다. 결국, 김 씨는 고심 끝에 개가 짖으면 전기 충격이 오는 '짖음 방지 목걸이'를 반려견에 채웠다. 김 씨는 "성대 제거 수술은 아닌 것 같아 '짖음 방지기'를 샀다. 이걸 쓰고 나니 주민 항의가 덜 들어와 만족한다. 다만 활발했던 강아지가 조용해지고 겁이 많아진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반려견이 짖지 못하도록 하는 '개 짖음 방지 목걸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짖음 방지 목걸이는 개가 짖을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거나 레몬향을 방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반려견이 짖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기구를 뜻한다.

일부 시민들은 짖음 방지기의 전기 충격 기능 등이 반려견을 다치게 할 수 있어 '동물학대'라고 주장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펫티켓'(펫+에티켓)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는 짖음 방지 목걸이를 착용시키기보다는 주변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게 올바른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관련 민원 또한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반려동물 소음 관련 민원통계를 조사한 결과 ▲2015년 1377건 ▲2016년 1505건 ▲2017년은 9월 말까지 1317건으로 매년 늘어났다. 3년간 총 민원 접수건 중 반려동물 소음 민원만 8%대로 이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반려동물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는 일명 '층견(犬)소음'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도쿄도 환경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개 짖는 소음은 청소기(60~76dB)나 피아노(80~90dB)보다 큰 90~100데시벨(dB)에 이른다. 즉 층견소음이 웬만한 층간소음과 맞먹는 수준인 셈이다.

'짖음 방지 목걸이'를 구매한 견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네이버 쇼핑 화면 캡처.

'짖음 방지 목걸이'를 구매한 견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네이버 쇼핑 화면 캡처.



이렇다 보니 짖음 방지 목걸이를 통해 층견소음을 줄이려는 견주들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관련 상품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일 '짖음 방지기'를 검색한 결과, 2만9000여 개의 관련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고 가격도 1만 원대부터 10만 원대까지 다양했다.


다만, 이를 두고 '동물 학대'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 충격 기능 등을 보유한 짖음 방지기가 반려견을 화상 입히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짖음 방지기는 반려견의 짖는 소리를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도구로 목줄에 자극 단자가 달려 있다. 이를 목에 채우면 성대의 울림 등을 감지해 전기자극을 주게 된다. 그러나 개 짖음 방지기 착용은 학대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2018년 8월 영국은 개 짖음 방지기 판매를 금지하는 조처를 했다.


3년째 반려견을 키우는 직장인 김모(26)씨는 "강아지가 아무리 짖는다고 해도 전기 충격을 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면서 "동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연약하지 않나. 아무리 강도가 약하다고 해도 반려견에게는 치명적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8)씨 또한 "강아지가 짖음 방지 목걸이를 착용하고 나서 너무 괴로워하길래 제 팔에 시험 삼아 해보니 따끔하더라"면서 "내가 느끼기에도 이렇게 따끔한데 강아지는 얼마나 아프겠나. 마음이 아파서 결국 바로 버렸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짖음 방지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은 적지 않다.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관련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1.7%가 짖음 방지기 부착을 비롯한 중성화와 성대 제거 수술 등을 엄연한 동물 학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10명 중 6명 정도가 짖음 방지기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셈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반려견의 훈육을 위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이웃들을 배려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짖음 방지기를 택하게 됐다는 의견이다.


대학생 전모(25)씨는 "처음에는 사용해도 될지 말지 굉장히 망설였다. 하지만 작은 소음에도 크게 짖는 것을 보고 다른 주민들을 배려하기 위해 사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우리 강아지를 이웃들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너무 신경 쓰였다. 그렇다고 해서 수술을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한 처사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짖음 방지 목걸이를 착용한 이후 짖는 소리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제일 약한 강도를 선택하고 있긴 하지만 반려견에게 여전히 미안하긴 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올바른 훈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전기 충격을 주는 짖음 방지기를 강아지에 부착하는 자체만으로도 동물 학대 소지가 충분하다. 인간의 경우도 전기 충격이 고통스러운데, 말 못 하는 동물들은 얼마나 고통스럽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개가 왜 짖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짖지 않도록 방법을 강구하는 게 중요하다. 개가 많이 짖는다는 것은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욕구가 불만인 상태로 볼 수 있다. 원인을 찾아서 환경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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