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국내 1위 쎄크
소부장 강소기업·이노비즈 인증기업, 엑스레이 기술로 자동차·휴대폰 결함 즉시 검출
화물용 컨테이너, 항공기 엔진 검사용 선형가속기 개발
“기술로 생존하는 100년 기업 만들 것”
김종현 쎄크 대표가 자사의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기기를 설명하고 있다. 쎄크는 전자빔을 이용한 산업용 엑스레이 튜브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사진 = 김희윤 기자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반도체, 배터리 등 국내 산업 현장에서의 전자 부품 결함을 확실히 검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갈수록 부품이 소형화되고 정교해지는 만큼 산업용 X-ray(엑스레이) 장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부품 결함 문제로 발생한 화재 또는 폭발사고는 전자 부품기업으로 하여금 제품 불량에 대한 전수검사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미세한 불량 납땜, 작은 회로 결함을 잡아내기 위해 고안된 ‘산업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쎄크는 엑스레이 발생장치(튜브) 기술 국산화를 바탕으로 검사장비와 주사전자현미경 등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지난 29일 경기도 수원 권선구 쎄크 본사에서 만난 김종현 대표는 “광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전자빔(Electron Beam) 기술을 통해 국내 전자기업의 부품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에서 기계설계를 담당했던 김 대표는 퇴사 후 1991년 쎄크를 설립했다. 자동화설비 전문 기업으로 맹위를 떨치던 중 2000년대 들어 전자 부품의 소형화와 정밀화가 본격화되자 김 대표는 기존의 광학 기술로는 초소형 제품의 검수가 어려울 것이라 예측했다. 여기에 착안해 전자빔 활용 엑스레이 검사장비 개발에 나선 쎄크는 0.3초 이내로 2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불량을 잡아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자빔을 특정 물체와 충돌시켜 방사선 엑스레이를 생성한 뒤 이를 활용해 제품 내부를 검수하는 원리다. 고해상도 이미지 출력과 고속 영상 촬영이 가능해 전자 부품 내 미세한 불량을 빠르게 잡아낼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엑스레이 검사 기술로 국내 전자부품 불량률 낮추는데 기여할 것”
쎄크가 개발한 검사장비 핵심 부품인 엑스레이 발생장치는 2006년 국내 최초 기술로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 밖에도 물질 표면을 관찰·측정하는 주사전자현미경과 3차원(3D) 검수가 가능한 선형가속기 등 전자빔 기술을 활용한 제품 생산을 통해 쎄크는 2019년 기준 3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엑스레이 검사장비가 연 매출액의 65%를 차지하는 주력 기기라면 선형가속기와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검사장비는 쎄크가 주목하는 미래먹거리 분야다. 2015년 상용화에 성공한 선형가속기는 1~15 MeV(백만전자볼트) 수준의 전자빔 가속을 통해 제품 내부를 분석하는 비파괴 검사 장비로 화물용 컨테이너, 항공 엔진, 방산 기기 등의 대형 검사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선형가속기를 이용한 항만용 컨테이너 보안 검색기의 가격을 기존 외국 기기 대비 획기적으로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핵심부품 마그네트론의 국산화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개발작업 중이다”고 말했다.
엑스레이 검사장비를 비롯, 주사전자현미경과 선형가속기를 개발한 쎄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검사장비 개발에 착수, 미래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쎄크 관계자가 회로 기판을 검수하는 모습. 사진 = 김희윤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개발이 한창인 2차 전지 검사장비에 대해 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2차전지 시장 역시 10년 내 10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3D 검사장비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며 “휴대폰과 자동차의 부품 문제로 인한 화재 및 폭발사고가 빈번한 만큼 검사장비 개발을 통해 전기차의 불량률도 대폭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엑스레이 발생장치를 비롯한 총 69건의 특허를 보유한 쎄크는 임직원 178명 중 기술연구인원만 74명에 달한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으로 선정돼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1983년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을 기록하며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한 전문 기술자 출신 김 대표는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암 치료기기, 자율주행자 전장 부품 등을 개발해 100년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며 “올해엔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내년엔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매출을 8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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