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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보 줄줄 꿰는 수화기 너머 목소리…어떻게 알고 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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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불법유통의 세계 上]

나도 모르게 거래되는 개인정보 DB
'대출DB', '맘카페DB'에 코로나DB까지
이름·전화번호·관심사·취향도 '술술'

내 정보 줄줄 꿰는 수화기 너머 목소리…어떻게 알고 전화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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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기자] "저번에 대출 알아보셨죠? 저희는 확실히 승인 내드립니다."


대출이 필요해 몇 군데 전화를 돌렸을 뿐인데 연락하지도 않은 대부 업체에서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가 걸려온다. 심지어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필요한 금액과 나의 이름, 상담 내용까지 개인정보를 줄줄 꿰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전화를 받으며 의문을 품어봤을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의 손에 개인정보가 넘어갔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각종 개인정보가 담긴 '디비(DBㆍ데이터베이스)'가 온라인상에서 불법으로 거래되는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디비가 돈이 되면서 이를 사고파는 일종의 시장이 형성되자 불법 거래도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각종 디비를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디비 판매업자들은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점점 고도화된 디비를 취급한다. '대출디비'와 유흥시설에 방문한 이들의 신상정보를 담은 '유흥디비'는 이젠 기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급전 대출을 알아봤거나 대출을 받았던 이들의 개인정보를 모은 '코로나디비'와 맘카페 이용자들의 신상을 담은 '맘카페디비'까지 생겨났다.


이러한 디비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집된다. 대표적인 것은 해킹을 통한 탈취다. 해커에게서 주기적으로 자료를 건네받거나 직접 자료를 해킹해 이를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온라인 사이트가 주 공격대상이다. 한 판매업자는 "직접 해커팀을 운용해 정보를 모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온라인상 유용한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인 '웹크롤링'도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각종 상담 전화를 가장해 직접 자료를 모으거나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이들에게 직접 넘겨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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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수집된 디비는 건당 10원부터 수천 원까지 거래된다. 담고 있는 자료가 얼마나 정확하고 자세한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대량으로 구매할 경우 개당 가격이 저렴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또 다른 판매업자는 "구매자 요청을 받고 제작한 디비는 가격이 더욱 상승한다"면서 "니즈가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고정적으로 거래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거래되는 디비는 대출이나 상품 권유뿐만 아니라 도박이나 피싱 범죄에도 동원된다. 별도의 동의 없이 이처럼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행위는 모두 현행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해킹과 불법 유통이 벌어지는 까닭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의 불법 유통을 막기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대표변호사는 "개인정보 불법 유통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 디비 판매상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모니터링을 하고 처벌한다는 시그널만 줘도 불법 유통은 줄어들 수 있어 관계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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