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에 일선 병의원 백신 예방접종 취소 문의 잇따라
독감 백신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재개된 1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에서 시민들이 독감접종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17세 고등학생이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백신 예방접종 취소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망한 고등학생이 평소 알레르기 비염 외 특이 기저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독감 예방접종 취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 소아과 관계자는 "아침 8시 문을 열자마자 독감 접종 관련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면서 "전날 사망 사고의 여파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한 내과에서는 "예약을 통해 오늘 독감 백신을 접종하기로 한 어르신들이 백신 안전성을 우려하며 취소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병원 입장에서는 면역력이 약한 어르신과 어린이는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로 인해 백신 포비아(공포)가 생길 것을 우려하면서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계획대로 맞아줄 것을 당부했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예방접종 이틀후 사망한 사례는 정확한 부검 결과를 확인해봐야 하지만 돌연사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사(死)백신은 사망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사망과 독감 백신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안하다는 이유로 독감 백신을 맞지 않게 되면 고령층의 경우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와 독감 유행 상황에 대비해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은 17세 사망자가 접종한 백신이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됐던 신성약품이 조달한 무료 독감 백신이었기 때문에 보건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7세 사망자의 경우 고령자도 아니고 유사한 전례가 없어 의외의 상황이기는 하다"면서 "만 13~18세 중·고등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일부 백신은 상온노출로 중단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검사 후 재개됐던 분량인 만큼 질병관리청 등이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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