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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못하니 점점 멀어지네요" 코로나 시대, 인간관계 우울감도

최종수정 2020.09.27 14:41 기사입력 2020.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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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간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느낌" 38.9%
시민들 고립감·상실감 호소...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전문가 "장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집단적 우울증 일으킬 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간관계가 나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인간관계가 나빠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연락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 "친구도 가족도 못 만나니 너무 힘들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인간관계가 나빠졌다고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지인 등을 직접 만날 수 없다 보니 고립감, 불안감,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이러한 증상들이 지속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는 장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집단적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인간관계 다 망쳤어요', '코로나19로 왕따될 지경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다들 인간관계 어떠세요?' 등 제목의 호소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는 "요즘 인간관계에 현타('현실 자각 타임'을 줄여 이르는 말. 자괴감 표현)가 왔다. 코로나19로 자연스레 만날 수 없게 되고 덩달아 연락 횟수도 줄고 있다"며 "하나둘 떠나는 걸 보니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진다. 살면서 인간관계 정리가 필요하다지만 이런 방식은 원하지 않았다. 그냥 요즘 너무 외롭고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누리꾼은 "혹시라도 감염될까 사람 만나는 게 무서워졌다"라면서 "몇 번 만나자고 물어본 친구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조심하는 시기에 여러 명이 모여 밥 먹고 카페 가는 건 아닌 듯싶어 거절했더니 다들 질렸는지 안부 연락도 안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명 중 4명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인간관계가 많이 소원해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보다 연락을 좀 더 많이 하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26.7%)보다 요즘 인간관계가 많이 소원해진 듯한 느낌을 받고 있는 사람들(38.9%)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인간관계를 더욱 고립시키고 있는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간관계가 소홀해지면서 고립감, 상실감을 느끼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간관계가 소홀해지면서 고립감, 상실감을 느끼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기존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선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6명(59.9%)은 '가끔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이러한 생각은 연령에 관계없이 비슷했다.


또한, 현재의 삶이 팍팍해서 인간관계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사람들(29.3%)도 적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코로나 블루'를 앓거나 느끼는 증상이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이 지난 23일 보건복지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 연령대를 포함한 우울증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64만3137명에서 지난해 79만8427명, 올해 4월 현재 50만349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0대 우울증 환자는 7만4,058명, 30대(6만2,917명), 40대(6만8,000명)로 전 연령대에서 우울증 환자가 늘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가 지속해서 늘고 있고 올해 4월까지만 50만 명이 넘어서 '코로나 블루'를 실감케 한다"며 "우울증 상담과 치료가 제때 이뤄지도록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제 '심리 방역'에 대한 범사회적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코로나19로 인간관계에 제약이 걸리면서 스트레스나 우울감이 악화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 사이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인간은 집단에 소속하고자 하는 욕구도 크고 타인과 의사소통을 통해 위로받고 즐거움을 얻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물리적인 통제를 받게 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자 하는 욕구가 차단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수록 외로움, 실망감, 절망감이 더 축적될 것"이라며 "사람들과 온라인상으로 네트워킹한다든지 자신만의 해소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겠다"라고 조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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