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의사록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 금통위원들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주택, 주식시장 등으로 자산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15일 한은이 공개한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2020년도 제19차, 8월27일 개최)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과거 신용카드 사태를 돌이켜보면 개인들이 롤오버(rollover) 리스크에 직면하며 (위기가) 불거진 면이 크다"며 "신용대출 규모가 전체 가계대출에 비해선 작지만, 만기가 통상 1년 내외로 짧기 때문에 금융안정 측면의 또다른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 관련부서에선 신용대출의 구체적 목적과 사용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주택관련 자금수요가 신용대출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금통위원은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주택대출 규제 강화가 또 다른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은 없는지 관계당국과 계속 협의하고 점검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위원 역시 "전세자금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의 경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자금이 수익률을 좇아 특정 부문에 쏠릴 수 있는 만큼, 자금흐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위원은 주택가격이 최근 과도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는 만큼, 통화정책을 운영할 때 금융안정에 계속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위원은 "다양한 기관에서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선 어느 지수의 유용성이 가장 높다고 보냐"며 관련 부서의 견해를 묻기도 했다. 한은은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금융안정 측면에서 주택가격 상승 정도를 평가할 때 측정 시계와 방식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지표 움직임과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며 "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 등 일부 지표의 경우 국가별, 주요 도시별로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다른 위원 역시 "미시자료를 활용해 소득 및 자산보유 수준별로 PIR 등을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 관련부서는 "PIR는 표본구성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서울 아파트의 경우 동 비율이 주택가격 급등기였던 2000년대 중반과 비슷한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주택가격이 오르는데도 건설투자 효과는 상대적으로 나타나는 이유가 주택공급이 탄력적으로 반응하지 못한 영향이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 위원은 "다른 나라의 경우 주택공급이 시차를 두고 주택가격과 연계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현행 0.50%에서 만장일치 동결했다. 지난 3월과 5월 각각 0.50%포인트, 0.25%포인트씩 인하한 후 금리를 동결해 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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