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푸드빌, 외식 브랜드·공장 잇따른 매각
이랜드잇츠는 비상경영 선포
언택트 서비스 강화 프랜차이즈 타격 만회
코로나19 계기 외식시장 구조 재편되나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산이 9개월째 이어지며 외식 프랜차이즈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홀 매장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던 브랜드들은 상반기에만 지점 수십 곳을 폐점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다 끝내 매각 수순까지 밟고 있다. 반면 일찍부터 비대면(언택트) 서비스를 마련해온 프랜차이즈의 경우 배달 매출이 크게 늘며 홀 매출 타격을 만회,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CJ푸드빌 생산기지 마저 매각
15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계절밥상, 빕스, 제일제면소 등 홀 매장 위주의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해오던 CJ푸드빌의 경우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생산기지 진천공장을 CJ제일제당에 매각했다. 양수금액은 207억3700만원이며 양수일자는 오는 11월 30일이다. 진천공장 매각으로 CJ푸드빌의 생산 기지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음성 공장은 뚜레쥬르 매각과 함께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CJ푸드빌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주요 외식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 7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최종 보유하고 있던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5%를 710억원에 매각했지만 지난해(별도 기준)에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적자폭이 커졌다. 결국 핵심 사업이었던 뚜레쥬르 역시 주관사로 딜로이트 안진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연별곡, 수사, 애슐리 등을 운영 중인 이랜드이츠도 위기에 처했다. 이랜드이츠는 지난 7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비상경영 돌입과 사업 전략 개편을 선언했다.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는 "상반기 30여개 매장을 폐점했는데 추가 조치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브랜드를 선별해 과감히 철수함과 동시에 기존 일부 브랜드 전략을 재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황에 매각마저 어려워, 철수설도 불거져…벼랑끝 외식업계
KFC와 함께 국내 치킨ㆍ버거 브랜드의 양대 산맥으로 불렸던 파파이스의 경우 매각에 난항을 겪으며 '철수설'마저 돌고 있다. 최근 한 매장은 폐점을 공지하며 국내 전 매장 폐점을 암시했지만, 파파이스를 운영하는 TS푸드앤시스템을 계열사로 둔 대한제당 측은 "전 매장 폐점은 아니다"라며 지속적으로 파파이스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30년 역사를 지닌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 역시 국내 사모펀드 티알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된다. MP그룹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티알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고 지난 7월 공시했다. 미스터피자는 2017년 17억원, 2018년 3억7700만원, 2019년 24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언택트 트렌드 발빠르게 대응한 프랜차이즈는 오히려 성장
한편 테이크아웃, 배달서비스로 생존 전략을 재편한 외식 프랜차이즈는 매출 선방 중이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8월 테이크아웃 비율이 58%를 넘어서며 7월 대비 16%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서울시청점, 종로구청점, 을지로4가역점 등 오피스 밀집 지역과 중랑역점, 중화역점, 중계공원역점 등 주거지역 등 6곳에서 전화 단체주문 후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전달하는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시작했다.
이와 함께 테이크 아웃 고객이 많은 종로구청점과 건대입구역점에서는 테이크 아웃 시간을 단축하고 주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네이버 스마트 오더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배달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향후 노브랜드 버거 전 매장에서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 중이다.
중소 외식 브랜드 한촌설렁탕도 배달에 집중하며 매출 타격을 벗어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진행된 지난 8월 30일부터 최근까지의 배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 이전과 비교해 배달 매출이 약 19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장 매출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약 36% 증가했다.
국밥 브랜드 육수당의 경우 숍인숍 개념으로 배달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선보였다. 직영 매장에 ‘나홀로밥상’이라는 배달 전문 브랜드를 론칭해 시범 운영 중이다. 육수당은 이번 배달 브랜드 론칭 배경으로 비대면ㆍ언택트 대중화에 따른 배달 음식의 수요 증가를 꼽았다. 육수당은 직영점을 통해 시범적으로 배달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매뉴얼 정립 및 고객과 점주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가맹점에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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