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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없어서 못판다'…마스크 말고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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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전거업체 자이언트, 2분기 매출 28% ↑ '사상 최대'
6월 美 자전거 판매 63%↑…유럽·中·日·동남아 등에서도 수요 ↑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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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자전거업체 자이언트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본사가 있는 대만에서 생산하던 미국, 유럽 수출용 상품을 중국 생산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이 업체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인 뒤 관세를 피하기 위해 당초 중국에 있던 미국 시장용 자전거 생산 라인을 대만으로 옮겼고, 지난해에는 유럽이 대중(對中) 관세를 부과하자 이를 피해 또 일부 라인을 대만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급증하자 관세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중국공장을 이용해 공급물량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보니 투 자이언트 회장은 지난달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당시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부분적으로 준비를 해왔다면서도 "이렇게까지 수요가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8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자이언트의 올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6억5894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타격을 입은 가운데 자전거업계는 비대면(언택트) 산업 못지 않은 호황을 경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는 코로나19로 인해 6월 미국 자전거 판매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6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75%나 판매 규모가 급증한 뒤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왕국 미국에서는 내년 초까지 두발 자전거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NPD의 더크 소렌슨 전무 겸 스포츠업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자전거시장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올해 1분기 매출이 13억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중 절반이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이 취해진 3월에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보다 자전거 수요가 많은 유럽 역시 코로나19 이후 수요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영국 최대 자전거 체인점인 할포드는 지난 7월3일까지 13주간 자전거 및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본 자전거 브랜드 아사히도 지난 6월 매출이 전년 대비 43% 늘었다면서 세계 자전거 소매업체들의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도 자전거 수요는 크게 늘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 대신 자전거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고, 체육관과 같은 집단시설에서 운동을 할 수 없다보니 야외에서 운동용으로 자전거를 타는 수요도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재택근무로 인해 신체활동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걷기와 함께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에는 아동용 자전거 등 가족친화적인 자전거 수요가 컸으나 6월 이후 산악자전거와 같이 점차 취미를 즐기는 자전거를 찾는 비중이 높아졌다.

글로벌 자전거 브랜드 트렉의 차드 브라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4월 부활절 주간 직후 우주선처럼 수요가 폭증했다면서 수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전거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매주 수만대의 자전거를 실어나르고 있다"면서 "더 많은 자전거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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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자전거산업을 자본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도 일조했다. 관련 업체 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자이언트 주가는 지난 3월 116대만달러(약 4700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 7월 327대만달러(1만3200원)까지 올랐다. 현재는 300대만달러 전후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전거 부품업체인 일본 시마노 주가도 지난 3월 1만3240엔에서 현재 2만엔을 넘어섰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전거 제조업체인 피닉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만해도 자전거 업계가 이처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각국의 봉쇄조치로 공장 가동을 멈춰야 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이언트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자 한 달 반가량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생활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한 3월부터 해외 주문이 늘기 시작했다. 현재 자이언트는 중국뿐 아니라 대만, 헝가리 등 모든 공장을 최대로 가동하고 있다.


수요 급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망은 밝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전기자전거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각국 정부들도 자전거 수요만큼이나 관련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25년까지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로를 두 배 늘리기 위해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자전거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자전거 주차 공간을 늘리고 자전거 수리 비용도 일부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기로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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