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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속타는 예비부부들…결국 '스몰 웨딩' 택한다 [허미담의 청춘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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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명 넘는 결혼식 금지에 예비부부 '발동동'
코로나 사태 속 새 풍속도 '스몰 웨딩'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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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편집자주] 당신의 청춘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10대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청춘'들만의 고민과 웃음 등 희로애락을 전해드립니다.


#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모(33)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올해 초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식을 9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김씨는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김씨는 "지인들로부터 '결혼식 그대로 할 거냐'는 메시지가 많이 온다"면서 "'가을쯤 되면 코로나가 종식되겠지'라는 마음에서 결혼식을 미뤘는데, 사태가 더욱 악화하니까 이번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정부가 50인 이상 집결하는 결혼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장기간 준비해왔던 예식을 올리기에는 사실상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규모 예식이 어려워지자 가까운 지인 및 친족들만을 초청하는 '스몰 웨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스몰 웨딩'을 추구하는 청년층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결혼식장에서도 까다로운 방역 지침을 지키게 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지침에 따르면 결혼식도 다른 집합·모임·행사의 인원 기준과 마찬가지로 실내 50인 미만, 실외 100인 미만으로 진행해야 한다. 이 같은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결혼 주최자는 물론 하객들까지 벌금 300만 원을 부과할 수 있다.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도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모두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해야 한다. 다만 신랑과 신부 당사자는 식장에 입·퇴장하거나 메이크업 후 기념사진을 촬영할 때 등 결혼식장 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 기준'이 적용된다.


상황이 이렇자 결혼식 진행 여부를 놓고 갈등하는 예비부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예비신부는 결혼 준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코로나19가 생길 걸 예측했다면 식 준비조차 안 했을 거다"라며 "예비 신랑과 결혼식을 그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연기할지, 아예 취소하고 내년에 할지를 논의하고 있는데, 이런 과정조차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부담은 식에 초대받은 하객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감염이 두려운 것은 물론, 50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을 어길 경우 결혼식 주체자는 물론 하객들까지 300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9)씨는 "직장 동료 결혼식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라면서 "친한 동료고, 일생에 한 번밖에 없는 행사라 가서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무섭다"고 했다. 이어 "하객들도 운이 나쁘면 벌금을 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가야 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웨딩홀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웨딩홀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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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보니 가까운 지인 및 친족들만을 초청하는 '스몰 웨딩'으로 방향을 돌리는 예비부부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경제적으로 실속있는 결혼식을 행하겠다는 의견이다.


'스몰웨딩'에 대한 선호도는 관련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4월 전국 만 19~45세 미혼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결혼식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향후 결혼할 경우 스몰 웨딩을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선호하는 결혼식의 유형을 묻는 질문에 ▲경제적이고, 실속 있는 결혼식(36.1%)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결혼식(32.3%)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는 작은 결혼식(16.8%) 등을 꼽았다. 그에 비해 화려하고, 성대한 결혼식을 원하는 경우(6.5%)는 많지 않았다.


특히, '온라인 결혼식'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었다. 응답자 50.3%가 '온라인 결혼식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답했고, 연령이 높아질수록(20대 44.4%, 30대 53.2%, 40대 58%) 이 같은 호감도는 높아졌다.


종합하면 젊은층 사이에서는 화려한 결혼식보다는 경제적이고, 실속 있는 결혼식을 지향하는 태도가 뚜렷해진 것이다.


최근 '스몰 웨딩'을 했다고 밝힌 한 예비신부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가족과 친한 지인들만 결혼식에 참석해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면서 "적은 인원이고, 작은 규모로 진행된 식이었지만 남부럽지 않게 행복한 결혼식으로 추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돈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덜 들었고, 청첩장을 누구에게 보내야 할지 때문에 고민할 일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스몰 웨딩'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수요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불경기로 인해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면서 스몰 웨딩을 추구하는 예비부부들이 많았다"면서 "특히, 우리나라는 과다한 혼수 등 허례허식이 많다.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인 것들만을 생각해 결혼식을 치르자는 청년층이 많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식은 예비부부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결혼식을 준비하다 파혼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면서 "그렇기에 결혼식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자 스몰웨딩을 택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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