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전에 온 아시아나 노딜…계약금·구조조정 등 난제 수두룩
8년 소송끝 일부 돌려받은 한화-대우조선 사례 주목
"본계약-실사 진행해 이전 사례완 달라" 분석도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약 1년에 걸쳐 롤러코스터 처럼 진행돼 온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노 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에선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가부란 불확실성은 걷혔지만,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을 둘러싼 법정공방,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 난제는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의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해지를 공식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달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대면협상이 무위로 그친데 따른 수순이다.
노 딜이 공식화 되면 지난 1년간 아시아나항공 안팎에 드리운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차원에서 그간 준비해 온 '플랜 B'를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관리, 경영정상화 과정을 거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매각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불확실성 해소에도 아시아나항공 앞에 남은 난제가 적지 않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우선 불발된 M&A에 따른 이행보증금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수 있다. 당장 재계 안팎에선 HDC현산이 노 딜 선언 이후 2500억원에 달하는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례도 분명하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산은을 대상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 이행보증금 3150억원을 지급했으나, 그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 되면서 M&A는 최종 무산됐다. 한화그룹은 이에 이행보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고 8년여의 법정공방 끝에 약 62%인 1951억원을 돌려 받았다.
이는 인수 업무협약(MOU)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M&A 사례와도 맥이 닿아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4월 이후 정 회장과 HDC현산 측이 인수의지를 사실상 접었다는 풍설이 나돌았음에도 협의를 이어온 것도 이행보증금 반환 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면서 "코로나19, 실사 비협조 등을 문제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3228억원)을 통해 그룹을 재건하려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이번 M&A를 사실상 주도해 온 산은도 곤혹스런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M&A와 달리 아시아나항공 M&A의 경우 SPA 본계약 및 실사가 진행됐다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회장도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계약 무산의 모든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면서 " 본인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는 만큼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 M&A 당시 한화그룹은 실사단을 구성해 3~4주간의 정밀 실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노동조합측의 실력저지로 실사 조차 진행하지 못한 채 거래를 종결했다. 본실사는 물론 SPA 본계약까지 체결한 아시아나항공 사례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다. 업계에선 HDC현산 측이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지속적으로 실사 비협조 문제와 재실사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의 사례는 한국 M&A 역사상 '(계약해제 당사자가) 이행보증금 일부를 반환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현실화 된 첫 사례"라면서 "산은 등 채권단도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SPA 조항 등을 설계했을 것이고, 특히나 금번 아시아나항공 M&A의 경우 실사단이 사옥에 상주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결과는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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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리 하 구조조정 방향 역시 미궁 속이다. 업계 안팎에선 채권단이 경영정상화 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분리매각 또는 청산을 시도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지만, 항공업종의 특성상 사업모델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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