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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코노미스트 "文정부, 비판은 잘하지만 자신에 대한 비판 수용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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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민주당 등 언론 보도 대응 지적
세종대왕 발언 등 소개하며 질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다른 이들을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신에 대한 비판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22일(현지시간)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진보 정권이 내면의 권위주의를 발산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꼬집었다. 이 잡지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초반 더 개방적이고 다른 의견에 대해 관대한 정부를 약속했지만, 당시 내세웠던 가치가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英 이코노미스트 온라인 기사 캡처 화면

英 이코노미스트 온라인 기사 캡처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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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지난해 한 신문사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라는 칼럼에 대해 청와대는 정정보도를 요구하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해외 유람 등에 비유한 것은 외교상 결례라는 것이다. 이 건은 이후 법원의 정정보도 청구로까지 옮겨졌지만, 청와대가 패소했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경향신문에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한 것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됐다.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은 한 정치학 교수가 민주당이 이기적이라며 다른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고발을 당했다"고 소개했다.


이 잡지는 "입법부에도 문제가 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정부에 가짜뉴스 시정 명령 권한을 부여하는 법을 발의한 사실도 소개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루머를 퍼뜨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보수 유튜버 우종창 씨의 사례도 소개됐다. 앞서 국제언론자유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우 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진보 정권의 행태를 역사적 '좌·우파 대결' 구도 과정에서 파생한 것으로 설명했다. 진보정권은 군사정권에 맞선다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이로 인해 스스로를 약자로 여기고 자신에 반대하는 목소리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가 집권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부 매체를 '특정 정치세력의 입' 정도로 여기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비판이 제기되면 정부가 피해자라는 심리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정치인들이 옛말을 인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세종대왕의 말을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라며 세종대왕이 1425년 한 말을 소개했다.


“나는 고결한 위인도, 통치에도 능숙하지도 않다. 하늘의 뜻에 어긋나게 행동할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열심히 결점을 찾아보고 내가 그 비판에 답하게 하라”라는 말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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