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삼육대학교는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안형진(41)씨가 사회복지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안 씨는 삼육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며 '능동적 시민성의 입장에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입학 7년 반 만이다. 학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안 씨는 대학 시절부터 한국장애인연맹(한국DPI) 등에서 활동하며 장애 대학생 교육권 운동을 해왔다. 학부 졸업 후에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학에 관심을 갖고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됐다.
말하고 쓰는 것이 불편했던 안 씨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해주는 보조 장치를 활용해 발표 수업에 참여했고 교내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수업 도우미 제도를 활용해 대필 도움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왔다. 논문 심사 역시 인터뷰 대신 서면으로 진행했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고 열정을 다해 공부하는 학생이었다고 지도교수들은 입을 모았다. 윤재영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 당사자이기 때문에 장애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이해하려는 의식이 강한 학생이었다"며 "졸업까지 7년이 넘게 걸린 것도 장애 때문만이 아니라, 새로운 방법론을 활용하거나 깊이 있는 연구를 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끝까지 해내는 것이 또 다른 장애운동이라면서 힘을 주신 여러 장애 운동계 선후배님들의 응원과 지지에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소박하고 성실하게 살면서, 깊은 사색과 공부를 통해 더욱더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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