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한국과학기술원에서 학부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 시각 피질에서 관측되는 주요 신경망 연결 구조 중 하나인 장거리 수평 연결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원리를 밝혀내, 관련 논문이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김진우 학생의 연구 결과에 대해 21일 이같이 소개했다. 김진우 학생이 포함된 연구팀은 어린 포유류 동물이 태어나서 눈을 뜨기 전(두뇌 초기 상태)에 망막 내 신경세포들이 자발적인 활동을하면서 일으키는 망막 파동이 두뇌 시각 피질의 신경세포들을 특정한 공간적 패턴으로 자극해 장거리 수평 연결을 형성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포유류의 시각 피질에서는 신경세포들이 외부 자극의 특정 요소에만 반응하는 '신경 선택성'을 보인다. 비슷한 신경 선택성을 갖는 세포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장거리 수평 연결이라는 특별한 연결망 회로로 이어져 있다.
연구팀은 망막 내 신경망 구조를 모델화하고, 이를 통해 망막 파동의 패턴이 시각 피질 내 구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이 결과, 망막의 신경절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망막 파동이 시각 피질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선택적 활동 패턴이 시각 피질 내의 장거리 연결 구조를 형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 모델을 기반으로 동물실험에서 관측되는 초기 시각 피질의 특징적인 신경 활동 패턴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김진우 학생은 "이번 연구는 뇌가 외부 세계에 대한 감각 정보를 처음으로 경험하기 이전에 어떻게 비 지도적으로 학습을 하는지에 대해, 알려진 실험 데이터에 기반한 명확한 이론적 설명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연구"라며 "이와 같은 방향의 연구가 향후 데이터 학습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인공신경망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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