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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수면제를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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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수면제를 제대로 이용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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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만들어지는 순간 존재 이유가 있다. 수면제는 잠을 잘 자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다. 그런데 최근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한지 혹은 안전하지 못한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모든 약은 제대로 사용하면 안전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안전하지 못하다. 혈압약이나 두통약은 안전한 약인가? 이 두 가지도 제대로 사용하면 안전한 약이지만 과다 복용할 경우에는 위험하다. 마찬가지로 수면제가 안전한 약인지에 대한 논의 이전에 수면제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방법은 수면제를 사용할 상황인지 아닌지를 아는 것이다. 전문가의 판단과 조언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7시간 수면한다고 가정할 경우 나머지 17시간 동안 누워서 지내지 않고 활동을 충분히 하면서 생활하고 ▲취침과 기상 시간을 적절한 때에 맞춰서 지키고 ▲밤중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등 수면장애나 불면을 일으킬 만한 다른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자주 깬다면, 수면제의 도움 없이는 잘 잠들지 못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즉 수면제 복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잘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

두 번째는 잠들기 어려운 경우와 중간에 자주 깨는 경우를 구분하는 것이다. 수면 용도로 사용되는 약에는 잠들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하는 약과 중간에 자주 깨는 경우에 사용하는 약이 있다. 잠에 쉽게 들지만 중간에 자주 깨는 상황에서 입면에 도움을 주는 약만 사용하면, 약을 복용해도 불편한 증상이 해결되지 않고 수면제 용량이 자꾸 늘어날 소지가 있다. 따라서 개인의 증상에 적합한 약을 사용해야 약물 용량이 불필요하게 늘어나는 걸 막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수면제를 자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잠을 자야 할 시간에 복용하는 것이다. 수면제는 잠들기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많은 불면증 환자가 빨리 잠에 들고 싶어 수면제를 일찍 복용하는 경향이 있다. 신체 리듬상 7시간을 자면 17시간을 활동해야 다시 잠이 오기 때문에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경우 밤 11시 정도에 잠자리에 눕는 것이 올바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밤 9시부터 수면제를 복용하고 눕는다면 아직 잠이 올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한다. 수면제는 마취제가 아니다. 아무 때나 약을 복용한다고 잠이 오게 하는 것이 아니며 잠이 올 시간에 맞춰서 복용해야 한다. 차라리 '자기 30분 전'보다는 '아침 기상시간 7시간 전'에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려야 한다. 수면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잠을 자기 위해서다. 잠을 반드시 자야 한다고 집착하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면 잠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서 더 잠이 오질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면제에 의존하는 결과를 맞는다. 수면제 용량을 줄이고 제대로 사용하려면 잠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많은 경우 잠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잠을 못 자서 기분이 안 좋은 경우보다는 기분이 안 좋아서 잠을 못 자는 경우가 훨씬 많다. 잠을 잘 잔다고 해서 내 인생의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잠은 매우 중요하지만 잠은 잠일 뿐이다.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고 잠을 잘 자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불면증도 질환이다. 질환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약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과 약을 사용하지 않고 질환을 겪으며 지내는 것 중 삶의 질이나 건강 측면에서 어떤 것이 더 유리할지를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무조건 수면제를 기피하기보다는 수면장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현재 상황이 수면제를 쓸 상황인지 아닌지, 쓴다면 어떤 수면제를 쓸지, 어떤 방식으로 적절하게 사용할지를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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