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라코스테가 1927년 경기 위해 처음으로 착용
악어 모양 로고, 브랜드 가치 상징
폴로셔츠뿐 아니라 제품 다양화 시도...초당 2개씩 팔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목 라인에 옷깃과 앞이 트인 디자인으로 단추 2~3개가 나란히 달린 것이 포인트인 폴로셔츠. 이 셔츠는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복으로 자리 잡았다. 내구성과 통기성이 우수한 원단으로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폴로셔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정통브랜드가 있다. 바로 프랑스 캐주얼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Lacoste)다. 악어 로고로 깔끔함이 돋보이는 패션으로 남녀노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라코스테. 셔츠 하나로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를 열광시킨 비결은 도대체 뭘까.
◆ 테니스 경기복에서 착안된 폴로셔츠 등장...라코스테의 탄생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복으로 자리 잡은 폴로셔츠는 사실 스포츠 경기인 테니스에서 출발했다. 1900년대 초반 테니스용 운동복인 테니스 화이츠(tennis whites)는 긴 소매의 뻣뻣한 셔츠였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움직임이 많은 경기에서도 거의 정장에 가까운 옷을 입었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선수들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이 중 프랑스 선수 장 르네 라코스테(Jean Ren? Lacoste)는 자신의 경기 활동에 맞게 복장을 디자인했다.
당시 스타 선수인 그는 니트 섬유로 만든 셔츠를 만들어 입었는데, 이 셔츠는 통풍이 잘되고 신축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었다. 또 옷깃은 부드러워서 운동복으로 매우 적합했다.
이 셔츠를 르네 라코스테가 1927년 경기를 위해 처음으로 착용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다른 분야의 운동선수들도 이를 주목하여 전통적인 복장을 라코스테의 테니스 셔츠로 대체할 정도였다.
이후 1933년 당시 프랑스 니트업계 거물 앙드레 질리에(Andr? Gillier)와 함께 손을 잡고 라코스테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코스테는 현재 80주년이 넘게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프랑스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라코스테가 85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 아이템인 '폴로셔츠'를 조명하기 위해 패션 매거진 데이즈드와 함께 '라코스테인사이드' 캠페인을 론칭했다. 사진은 지난해 5월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라코스테 폴로 팝업스토어의 전경.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왜 악어 모양일까?...브랜드 로고로 자리 잡기까지
라코스테 브랜드로 유명한 악어 모양 로고는 라코스테가 데이비스컵 대회의 프랑스 대표팀 주장과 악어가죽의 가방을 가지고 내기를 하여 갖게 된 별명에서 착안됐다.
당시 프랑스 대표팀 주장은 만약 르네 라코스테가 프랑스 대표 팀의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하면 악어가죽 가방을 선물해주기로 약속했다.
이 사연을 들은 미국의 기자가 라코스테에게 '악어'(crocodile)라는 별명을 지어주면서 그의 닉네임으로 자리 잡았다. 대중들 역시 경기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으로 유명한 그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별명이 붙여진 뒤 르네 라코스테의 친구인 삽화가 로베르 조르주는 라코스테가 경기장에서 입는 블레이저 상의에 자수로 악어 그림을 수놓아줬다. 이렇게 탄생한 라코스테의 로고는 설립 이후 약 9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브랜드의 가치를 드높이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 1940년대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라코스테...유명인사들도 즐겨 입어
본래 이 셔츠는 판매용이 아니었으나 르네 라코스테가 입고 나온 이후 인기를 끌면서 앙드레 질리가 동업자로 참여해 대량 생산이 이뤄졌다.
통풍이 잘되는 원단으로 돼 있고 단정한 칼라를 특징으로 한, 이 셔츠는 테니스복으로는 물론 일상복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컬러도 점차 다양해졌다. 여기에 힘입어 이 스타일이 폴로셔츠의 기본 형태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로 레저 활동을 할 때 입었던 폴로셔츠가 라코스테에 의해 브랜드화되어 일반인들도 일상복으로 즐겨 착용할 수 있게 된 점이다.
1940년대 이후 사람들은 테니스와 폴로가 갖는 상류층 이미지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는 것과 관계없이 라코스테 셔츠를 즐겨 입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1953년에는 미국 대통령 드와이트 아이젠하워가 골프용으로 이 셔츠를 착용하면서 더욱 유행했다.
라코스테는 1951년 다양한 컬러의 폴로셔츠를 선보였고, 1952년부터는 미국에 수출을 시작했다. 1961년에는 셔츠의 옷깃이 테니스를 치는 동안 목을 보호해준다는 점을 바탕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1966년에는 프랑스의 스키 국가 대표팀의 유니폼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1969년에는 카디건과 원피스처럼 입을 수 있는 폴로 드레스를 론칭했다. 한편 의류 이외에도 상품 라인을 다양화시켰는데 1958년 테니스화, 1968년에는 향수를 선보였다.
이후 1972년에 랄프 로렌(Ralph Lauren)이 새로운 캐주얼웨어 회사인 '폴로'(Polo)를 설립, 폴로셔츠를 주력 상품으로 구성하면서 인기가 한층 더 높아졌다.
또한, 르네 라코스테의 아들인 버나드 라코스테(Bernard Lacoste)가 경영을 맡아 2000년대 초반까지 브랜드를 발전시켰다.
◆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준수...제품에 대한 엄격함
현재 라코스테는 폴로셔츠뿐 아니라 제품을 다양화시켜 의류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의류, 향수, 가죽제품, 안경, 신발, 시계, 하우스 리넨, 속옷까지, 라코스테 제품들은 초당 2개씩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이를 반증하듯 라코스테는 지난 2017년에 20억 유로(약 2조8000억 원)라는 매출을 달성했다. 또한, 현재는 120개국에 약 1200여 개의 매장 운영하며 스포츠 캐주얼 패션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라코스테는 제품의 품질에 있어서도 소홀하지 않았다. 라코스테는 인정할만한 품질의 컬렉션을 위해 세계 여러 곳의 생산 현장을 보유하고 있다. 라코스테의 모든 옷은 품질에의 요구와 사회 및 환경에의 높은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선별된 공장들에서 제작된다.
제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섬유를 선정하는 데에서도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모든 섬유, 특히 라코스테의 셔츠에 사용되는 코튼은 표준 이상의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또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코스테는 인권을 위협하는 곳에서 생산되지 않은 코튼을 사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코스테는 목화밭에서의 강제 노역과 아동 노동에 반대하는 '책임 있는 소싱 네트워크'(RESPONSIBLE SOURCING NETWORK)와 '강제 노동에 반대하는 면화 서약'(CAMPAGNE COTTON PLEDGE)을 지지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페어플레이를 하는 것입니다."라는 르네 라코스테의 신조를 바탕으로 기업 윤리와 행동의 규범을 지켜가고 있는 것이다.
라코스테는 1980년대 이후 주로 테니스 및 골프 선수들을 홍보대사로 기용하여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US오픈에서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가 착용할 컬렉션을 내기도 했다.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ATP) 1위 노박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 라파엘 나달과 함께 테니스계의 '빅 3'로 불리는 슈퍼스타다.
지난해 8월 뉴욕에서 개최된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조코비치는 줄무늬 프린트가 그려진 블루 유니폼을 착용해 화제가 됐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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