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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산책시 '휴대폰 보기', 문제없나 [김수완의 동물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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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와 산책시 주의의무 다하지 않는 일부 반려인 '눈살'
실제 사고로 이어져...견주 '벌금형'
전문가 "산책 시 휴대전화 보며 반려견 방치 문제"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시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시민들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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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반려인 직장인 김 모(27) 씨는 반려견과 산책 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일부 견주들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 씨는 "강아지와 함께 나갈 때는 무조건 집중하는 편"이라면서 "그렇게 신경 써도 가끔은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휴대폰 하느라 본인 반려견을 제어 못한 사람들 때문에 생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경우 우리 강아지가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아 속상하다"며 "한번은 다른 반려견에 물려 응급수술까지 받았다. 그런데 상대방은 미안하다면서도 이런 일 생길 수도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나오더라. 아예 법으로 강아지와 산책할 때 휴대폰 좀 못 보게 해야 한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이 모(30) 씨는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여러 마리를 산책시키는 견주가 휴대폰을 하다 강아지를 놓치는 아찔한 광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그는 "두 마리를 산책시키던 사람이 있었는데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은 한 마리를 놓쳐버리더라"라며 "개 주인에게 혹시라도 차도로 뛰어들어 아이가 다쳤으면 어쩔 뻔했냐고 따져 물으니 앞으로는 조심하겠다는 퉁명스러운 대답만 돌아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시 놀이터 주변이었는데 애들이라도 물렸음, 큰 사고로 이어졌을 것 아닌가"라며 "나같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렇게 놀라는데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화가 날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반려견과 산책 시 휴대전화를 보는 등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는 사례가 있어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려인들 사이에서도 반려견에 집중하지 않는 일부 견주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전문가는 보호자의 산책 도중 휴대폰 사용이 자칫 인명피해 등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반려동물 관련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카페인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와 각종 온라인게시판 등에는 '산책할 때 휴대폰 보시는 분들 제발 집에 두고 나오세요', '강아지 산책 비매너에 화가 난다', '산책 시 휴대전화 좀 보지 맙시다' 등 휴대전화 사용 자제를 당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강아지 산책에 집중하지 않는 반려인들로 인해 개 물림 위험은 물론 각종 사고가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한 회원은 "나도 강아지를 키우지만 제발 기본적인 것은 지키면서 산책해라. 위험한 순간을 본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휴대전화만 볼 거면 개를 왜 데리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 짧은 시간조차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니 정말 이해가 안 간다. 내 강아지가 어디서 뭘 하는지 정도는 주의 깊게 봐야 하지 않겠나. 진짜 급한 일이 아닌 이상 매일 보는 휴대폰 좀 집에 두고 나와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 때문에 왜 잘 지키는 반려인이 욕을 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비반려인이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만삭 상태에서 공원을 산책하는데 자기 강아지는 안 보고 휴대폰만 하던 주인이 있었다. 그 개가 나를 쫓아오는데도 안 막았다. 도대체 이런 비매너가 어디 있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지난해 6월 울산시 울주군의 한 산책로에서는 무게가 9kg인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견주 A 씨가 개의 목줄을 풀어놓은 채 휴대전화를 보는 사이 지나가던 행인 B 씨에 개가 달려들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개를 보고 놀란 B 씨는 넘어져 다쳐 손목 골절 등 8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견주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 중구의 한 거리에서 외국인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의 한 거리에서 외국인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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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해 피해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자 반려동물과의 안전한 산책을 위한 각종 매뉴얼이 등장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동물전문매체 도그스터는 반려동물과 산책하면서 스마트폰을 꺼둬야 할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 이유로 △안전을 위해 △주변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외로웠던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관심을 주기 위해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반려인의 진심을 알리기 위해 △기분전환을 위해 등을 꼽았다.


주인이 반려견을 앞에 두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는 모습은 반려견에게 불안감과 우울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반려견이 주인의 관심을 받으려 짖는 등 문제적인 행동을 보이는 원인은 주인의 스마트폰 중독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하루 24시간 주인만 바라보는 반려견들을 위해 스마트폰을 멀리할 것을 권유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캠페인 단체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의 조사결과, 성인 한 명이 하루 평균 스마트폰에 쓰는 시간은 9시간30분으로 잠자는 시간보다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많았다. 결국, 주인이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반려견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동물 전문 간호사 앰버 픽워스는 "스마트폰을 만지며 산책할 경우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려견은 주인이 자기의 전부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역시 보호자가 산책 시 휴대전화를 보며 반려견을 방치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동물훈련사 강형욱은 한 센터에서 진행한 '반려동물 문화교실'에서 '펫티켓'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산책할 때 휴대전화하면서 강아지 방치하면 안 된다"며 "보호자의 실수가 문제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산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번은 길을 가는데 어떤 강아지가 가로수 냄새를 맡는 것을 봤다. 그런데 옆에 보호자가 줄을 길게 한 채 계속 휴대전화만 보고 있더라"라면서 "(너무 위험해 보여)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일부러 줄을 줄넘기하는 것처럼 하면서 지나갔다"라고 덧붙였다.


반려인의 책임감 제고를 위해 의무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산책 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반려인들의 자세가 중요하다"라며 "아직 이런 부분이 미흡해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위해서는 반려인들이 매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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