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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또 하나의 디지털 전환 '앱미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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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 또 하나의 디지털 전환 '앱미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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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21세기 최고의 발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오프라인 세계에 존재했던 수많은 걸 온라인 공간으로 빨아들였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도 스마트폰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쓰는 이가 늘면서 조수석 뒤에 한 권씩 꽂혀 있던 전국 도로지도는 자취를 감췄다. 카카오택시가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는 문화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

택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가운데 공간에 놓여있던 기계식 미터기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도 생겨났다. 기계식 미터기는 자동차의 바퀴가 몇 번 굴러갔는지 세어 이동거리를 추산하는 도구이다. 바퀴 지름에 원주율 3.14를 곱하고 여기에 다시 회전수를 곱한다. 이렇게 측정한 거리와 이동시간을 병산해 지금까지 택시요금이 산출돼 왔다.


지난달 24일부터 카카오모빌리티는 브랜드 택시인 '카카오 T 블루'에 중형택시 가운데 처음으로 앱미터기를 도입했다. 거추장스럽게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기계식 미터기 대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나의 이동거리를 계산해 준다.


내비게이션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분들은 쉽게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스마트폰은 GPS 위성신호와 지도정보를 결합해 실시간으로 나의 위치와 내가 이동한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굳이 기계식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내가 얼마의 거리를 이동해 왔는지 앱을 통해 충분히 산출 가능하다. 특히 플랫폼이 수집한 모빌리티 빅데이터를 GPS에 결합해 정확도를 개선하는 '맵매칭' 프로세스는 경로 산출에 있어 정확도를 더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고급택시인 '카카오 T 블랙'에 앱미터기 기술을 적용해 왔다.

그러나 보다 범용성을 갖는 이동수단인 중형택시에는 활용이 불가능했다. 기술적인 성숙에도 불구하고 그간 앱미터기의 확대를 가로막고 있던 것은 다름아닌 '규제'였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서 택시 미터기는 전기로 작동하는 기계식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중형택시에는 앱미터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 준 게 이번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해 'GPS 기반 앱미터기' 사용에 대한 임시허가를 받았고, 이어서 올해 7월에는 국토교통부의 '앱미터기 임시검정 기준안'을 1호로 통과했다. 우선 카카오 T 블루에만 10대 규모로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지속적으로 적용 차량을 확대, 앞으론 브랜드 택시 외에 일반 택시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앱미터기는 유료도로 비용이나 시계외 할증비용도 자동으로 계산한다. 이를 통해 각종 부가요금 오입력에 따른 기사와 승객 사이의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 택시요금 올라도 간단히 소프트웨어만 업그레이드해 시스템에 반영하는 게 가능하다. 현행 기계식은 요금체계가 바뀔 때마다 일일이 미터기를 떼어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그 비용만 서울시 기준으로 40억 원에 달했다. 지정된 부스에 줄을 서서 대기하느라 택시기사도 영업에 지장을 받았다. 앱미터기는 이러한 관리기관의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해주는 효과가 있다.


앱미터기에서는 기존 기계식 미터기에서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동의 수요와 공급량을 기반으로 한 탄력적인 요금제나 사전확정요금제를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비스가 다양해진다면 결국 이용자의 선택권을 늘리고 편익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또 하나의 디지털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 승객과 택시기사, 그리고 관리기관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서비스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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