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 "집안에서도 마스크 써야"
美 CDC "8월말까지 누적사망자 17만명 이상 예상"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 "4~6주라도 강력한 봉쇄해야"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미 보건당국에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대도시에 집중됐던 지난 3월과 달리 현재 농촌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적절한 방역조치 없이 지나갈 경우, 연말에 미국에서 30만명 이상의 누적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이후 해제됐던 봉쇄조치를 다시 재개하고, 정부가 강력한 부양책을 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코로나19는 이제 도시 뿐만 아니라 농촌지역까지 미 전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며 "대도시 중심으로 확산되던 지난 3월이나 4월과는 양상이 다르며, 도시나 시골이나 모두 동일하게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인디애나, 오하이오, 켄터키주 등 중부 내륙의 농촌지역에서 강해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벅스 조정관은 "최근 14개주를 시찰하면서 휴가를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으며, 특히 코로나19 핫스팟인 남부지역에서 휴가를 보낸 사람들은 자신이 감염됐다고 가정해야한다"며 "우리는 더 많은 예방조치를 취해야하며, 코로나19 발병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은 집안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현재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이달 22일까지 미 전역에서 약 17만3000명의 누적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며, 연말까지는 30만명 이상의 누적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서 이날까지 미국 내 누적사망자는 15만7898명이며 누적확진자는 476만4609명으로 집계됐다. 일일사망자는 1123명을 기록해 5일 연속 1000명 이상을 기록했다. 미국 내 일일사망자는 지난 4월21일 2749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5일 268명까지 낮아졌으나 지난달 말부터 1000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났다.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봉쇄조치를 다시 시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4~6주 동안이라도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하는 것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금 봉쇄조치를 재개하지 않아 바이러스가 전국에서 맹위를 떨치면, 향후 1~2년간 봉쇄조치를 취해야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더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미 정치권의 더 과감한 경기부양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역사적인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인의 저축규모는 상당하기 때문에 정부는 해외차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의회에서 이 기회에 미국경제를 지지해줘야하며, 경제가 성장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 의회에서는 코로나19 경기부양안을 놓고 여야간 대치가 지속되며 부양안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 3월 민주당에서 3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내놓자 이를 공화당에서 정부부채 급증을 이유로 반대했으며, 이어 지난달 공화당이 1조달러 규모로 축소된 부양안을 내놓자 이번에는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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