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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 美 부통령 후보의 조건, 야망 보다는 순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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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파' 카말라 해리스 제치고 '순종파' 캐런 배스 급부상
바이든, 또 부통령 후보 지명 연기하며 막판까지 고심 예상
여성 지명 예고했지만 '무채색' 후보 요구 높아
트럼프도 거물 보다는 상대적 무명 펜스 지명 경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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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에 나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누구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해 두 자리수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대선 승리를 바라보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민이다.


이번 부통령 후보 지명의 중요성이 큰 만큼 바이든의 심사숙고도 길어지고 있다. 바이든은 4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고 밝혔지만 당초 예고한 지명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 최초 8월1일까지 지명하겠다던 계획은 8월 초로 이미 한차례 미뤄졌지만 이 약속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CNN방송 등 미 언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이든이 오는 10일까지 부통령 후보를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대로라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할 전당대회를 겨우 일주일 앞두고 부통령 후보를 결정한다는 셈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17~20일로 예정돼있다.


2016년 대선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7월23일에 부통령 후보로 팀 케인 상원의원을 지명한 것과 비교해도 확연히 늦어진 일정이다.


그만큼 부통령 후보 압축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부통령 후보 지명은 어느 대선보다도 중요하다. 사실상 차차기 대통령 선거전까지 사정권에 두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77세인 바이든이 당선되면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재임에 도전하면 80세를 넘기게 된다. 지금도 그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선포기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부통령이 대선에 나설 가능성을 키운다.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의 지원사격하에 경선에 나선다면 후보 지명가능성은 훌쩍 높아진다.


이미 조건은 나와있다. 우선 여성이어야 한다. 백인은 지명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여파로 백인이나 아시아계 여성의 지명 가능성은 줄어들었다는 게 미 정가의 평이다.


이를 반영하면 최종 결론은 흑인 여성으로 좁아질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백인이고 남성이란 점을 고려하면 흑인 여성은 완벽한 대비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바이든의 장고가 계속되는 사이 유력 후보군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가 유력하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이는 라이스측의 '군불때기'라는 의견도 많았다.


지난주에는 바이든이 기자들과 회견하던 중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이름이 적힌 메모장을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자 해리스 의원이 급부상하기도 했다.

캐런 배스 연방 하원의원. 그는 내성적이며 조용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캐런 배스 연방 하원의원. 그는 내성적이며 조용한 성격이라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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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CNN방송은 지난달 31일 바이든이 부통령 후보를 압축했으며 케런 배스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앞서 내성적이며 나서기를 꺼려하는 배스가 바이든의 부통령 후보 최종 리스트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배스 의원은 한인사회에도 익숙한 인물이다. 그가 관할하는 37지구에 LA한인타운 일부를 포함한다. 지난해에는 미주 한인 이산가족 상봉 결의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는 흑인 의원들로 구성된 의회 블랙 코커스(Congressional Black Caucus) 의장을 맡고 있다.


CNN은 캘리포니아 지역 민주당 인사들이 배스에 대한 지원 사격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성적인 바이든 지지자들은 해리스 의원이 경선과정에서 바이든에 대해 맹공을 가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와 부통령 후보가 팀플레이로 나서야하는데 반해 두 사람의 조합이 부적절하고 당선이 되더라도 해리스가 충성스러운 부통령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며 해리스를 꺼리고 있다고 한다.


결국 안정적인 선택은 배스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라고 CNN은 소개했다. 이같은 주장은 민주당 내에서 이번 부통령 후보가 차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읽힌다. 이미 한차례 여성 대선 후보를 내 패배한 민주당으로서는 대권에 야심이 있는 부통령 후보 보다는 대통령 보좌에 주력하는 이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펜셀베이니아주지사를 지낸 에드 랜들은 "해리스 지명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배스는 그렇지 않다. 부통령 후보 지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해리스가 부통령직을 넘어 대권에 대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공통적인 인식이다. 해리스는 지난달 31일 연설에서도 자신의 부통령 후보 지명에 반대하는 이들을 겨냥해 "여성의 야망에 저항하는 이들이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순종적인 인물과 반항적이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인물 중 누군가를 선택할지는 오롯이 바이든의 몫이지만 어느쪽에 무게추가 기울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옆에는 지극히 충성스러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서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펜스와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중에서 러닝메이트를 저울질하다 정치적으로 가장 유명하지 않으면서도 순종적인 펜스를 택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행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충직스러움을 잃지 않고 있다.


미국의 부통령은 '병풍' '허수아비'라는 평가를 받는다. 상원의장 역할도 맡지만 구체적인 업무가 없다. 대통령 유고시가 아니라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이유가 없다. 애초부터 대통령 유고시 안전장치로 마련된 직이다.


부통령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있다. 해리 S. 트루먼은 프랭크 루스벨트 대통령 사망 후 대통령직을 승계 한 뒤에야 핵폭탄 개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미국 부통령의 위상이 강화됐지만 미국민에게 정권의 2인자라는 인식을 심어주지는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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