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연구진이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활용해 여러 층을 갖는 액정입자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손쉽게 다층 액정입자를 구성할 수 있다. 이 액정입자는 각 층에 독특한 광학 특성을 부여해, 지폐나 신분증 등에 사용되는 색변환 잉크를 대체할 수 있는 위변조 방지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분원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이상석 박사의 연구팀은 김신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굵기 두께로 여러 층이 반복되는 액정입자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소개됐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기름과 친한 액정 물질과 물과 친한 보습제인 유기 알코올을 혼합하기 위해 기름과 물에 동시에 녹는 공용매를 첨가해 세 가지 성분을 균일하게 혼합했다.
이어 물에 유화시켜 미세한 방울을 형성했다. 이때 서로 혼합되는 공용매, 보습제, 물 분자들은 미세한 방울의 계면을 통해 서로 교환돼 조성 변화가 발생함에 따라 기름과 친한 층과 물에 친한 층으로 분리됐다. 연구팀은 혼합물의 비율에 따라 1~5층까지 나눠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 분리 현상이 방울 내에서 연속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층마다 액정 물질 내 첨가물의 농도가 변화하여 다양한 구조색을 나타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유화 과정만으로 여러 층을 갖는 액정입자를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상석 KIST 박사는 "이번 성과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여러 층을 갖는 액정입자를 만들 수 있어 소재에 독특한 광학 특성을 부여 할 수 있는 기능성 잉크처럼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소재의 복합화를 위한 다양한 기능성 입자들의 개발을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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