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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불안해요" 잇따른 불법침입 시도…1인 가구 여성 '불안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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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여성 노린 불법 주거침입 시도 잇따라 적발
여성, 사회 안전서 남성보다 불안하다 느껴
주거침입 검거인원 최근 5년간 두배 가까이 증가
전문가 "여성 주거 안전 보장된 주택 공급 필요"

지난 15일 대전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15분 동안 뒤따라가 자택 현관까지 침입하려 한 20대 남성 용의자.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 사진=대전지방경찰청

지난 15일 대전에서 귀가하는 여성을 15분 동안 뒤따라가 자택 현관까지 침입하려 한 20대 남성 용의자.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수배전단을 배포했다. / 사진=대전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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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1인 가구 여성을 노린 불법 주거침입 시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혼자 사는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장 안전해야 하는 자택에서조차 불안감을 느끼다 보니 사실상 '공포의 일상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는 혼자 사는 여성의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이들의 주거지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7일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전시 서구에서는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한 여성의 집에 들어가려다 들켜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조사한 결과 이 남성은 여성을 15분 동안 몰래 따라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여성이 원룸 현관문을 열자 재빨리 침입하려 했지만, 여성이 이 사실을 알아채고 비명을 지르자 그대로 도주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서울 신림동에서 벌어진 주거침입 사건과 유사하다. 해당 사건 범인인 조 모(30) 씨는 당시 귀가 중이던 한 여성을 뒤쫓다가, 여성이 집으로 들어가자 강제로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여성이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간발의 차로 집 문고리를 잡는 조 씨 모습이 포착된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이 사건은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법원은 지난 6월 열린 상고심에서 조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 신림동에서 1인 가구 여성의 집에 강제로 침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모(30) 씨가 지난해 5월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신림동에서 1인 가구 여성의 집에 강제로 침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모(30) 씨가 지난해 5월3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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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지난 2018년 8월에도 서울 영등포구 한 주택가에서는 30대 남성 배달원이 1인 가구 여성 집에 몰래 들어갔다가, 여성이 비명을 지르자 무차별 폭행을 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혼자 사는 여성을 표적으로 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다보니, 이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범죄 발생 등 사회 안전에 대해 불안하다고 답한 여성은 전체 응답자 중 73.3%로, 남성(60.6%)보다 12.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주거침입 혐의로 검거된 인원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주거침입 검거인원은 8223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만5606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인 가구 여성들은 집에서도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공포의 일상화'를 겪고 있다며 호소했다.


수도권에서 통근한다는 1인 가구 여성 A(27) 씨는 "배달 음식조차 마음 놓고 시키지 못하고 안심번호로 주문한다. 집 근처 골목길 가로등이 꺼져 있으면 더 밝은 곳으로 멀리 돌아서 가야한다"라며 "집 안에서조차 주변의 모든 것을 경계하는 셈이다. 이런 게 혼자 사는 여성의 일상"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20대 1인 가구 여성 B 씨는 "매사에 조심하게 되고, 외출하거나 집에 들어오고 나서도 문단속 등 관리를 걸러본 적이 없다"며 "혼자 살게 된 이후로 안전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아본 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아파트 현관문에 장착된 폐쇄회로(CC)TV 및 움직임 센서. /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현관문에 장착된 폐쇄회로(CC)TV 및 움직임 센서.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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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1인가구가 밀집된 다주택 세대나 원룸 등에 무선 비상벨, 무인택배함 등을 설치하고 CCTV를 늘리는 등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주거침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SS존(Safe·Singles 존)' 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1인 가구 현관문 방범 장치를 강화하고, 창문 등에 문열림 센서를 설치해 주거침입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문가는 1인 가구 여성이 겪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면 주거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희영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성평등정책연구팀장은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서울시를 포함한 여러 지방정부에서는 방범 장치나 문열림 센서 등을 포함한 '주거안심키트'를 마련해 1인가구 같은 취약계층에 지원하고 있다"며 "혼자 사는 여성 등 주거 취약 계층의 불안감을 일시적으로는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평했다.


이어 "일시적 해소는 가능하지만, 주거 안전 불안의 근본적 원인은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며 "주거침입 범죄 등 1인 여성 가구가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 안전이 보장된 좋은 환경의 주택을 이들에게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인 여성 가구 대부분은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좋은 주거지는 항상 공급이 부족하다"며 "'장기 안심 주택' 등 관련 정책적 지원을 지속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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