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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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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수 주가봉대사

류창수 주가봉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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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의 규명 과정에서 야생동물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모아진다. 필자가 근무하는 가봉 등 서아프리카 열대우림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로 알려진 박쥐, 천산갑 등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하다. 이 동물들이 불법 거래되며 배설물 등이 철창 밑 바닥에서 뒤섞여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하고, 이를 접촉한 인간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지난 20년간 세계로 확산된 감염병 중 60%가 인수공통감염병이고, 이 중 75%가 야생동물로부터 발생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들 서식지인 열대우림을 지키지 못하고 야생동물이 계속 남획된다면 코로나19 못지않은 다른 감염병이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서아프리카 열대우림은 아마존과 더불어 세계 양대 열대우림으로서 야생동물의 서식지일 뿐 아니라 1990년 이후 인류가 배출한 온실가스의 15% 이상을 흡수하는 등 세계의 허파로서 유익한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가뭄, 산불, 남벌 등 산림 파괴로 인해 아마존의 경우 2030년대 중반에는 오히려 탄소 배출원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서아프리카 열대우림도 탄소 흡수 기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그 밖에도 서아프리카 열대우림은 동아프리카 지역의 강수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동 지역 강수량은 북동아프리카에 위치한 나일강의 수량과 동 지역 농업 생산량에 영향을 미쳐 아프리카 전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을 통해 우리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 자연 생태계 파괴는 인간 세계에도 예기치 못한 재앙을 언제든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의 근본적 극복을 위해서는 인간의 무분별한 소비와 식생활 문화 등 생활 방식 전체를 자연을 존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전면 전환하는, 전 인류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가봉 람바레네 열대우림 속에서 평생을 의료봉사에 헌신한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는 "대자연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인간은 결코 홀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많은 생명과 긴밀히 연결돼있고 상호 깊이 의존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든 생명을 존중하고 상호 공존을 이뤄가는 것만이 인류 미래가 나아갈 길"이라고 설파했다.


코로나19가 가져올 세계적 변화에 대해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이러한 위기일수록 각자도생이 아니라 서로 연대하고 상생하는 협력만이 이 세계가 나아갈 길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높은 시민 의식하에 투명성, 개방성, 민주성 원칙을 준수하는 모범적 방역국가로 평가를 받아 왔다. 이제 우리나라는 K방역에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를 재건해 나가는 데 적극적 역할과 기여를 해줄 것으로 세계의 큰 기대를 받는 시점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코로나19 극복은 기후행동과 병행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특히 한국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K방역에 이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같이 잘 사는 지속 가능한 세계를 만드는 데 역할과 기여를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아프리카 열대우림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중앙아프리카산림계획(CAFI)을 위해 유엔개발계획(UNDP) 다자신탁기금에 참여, 서아프리카 산림 보호를 위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가 이러한 기후변화 대응에 더욱 앞장서 선도하고 산림 보호 등에 적극 기여해 나간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외교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류창수 주가봉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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