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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가 있어야 결혼하죠" 비혼 선택하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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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건수 꾸준히 감소…4월 혼인 건수 1만5670건
부채·집값 등 경제적 문제로 결혼 포기하는 청년층 증가
전문가 "결혼 '부정' 인식 높아…경제적인 부담이라는 생각 강한 것"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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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혼자 살 돈도 없는데 무슨 결혼이에요."


5년 차 직장인 A(29) 씨는 "사회생활을 하고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결혼은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일을 쉬지 않고 해도 이것저것 나가는 돈이 많다. 혼자 사는 지금도 이런 상황인데 신혼집이나 결혼 준비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라며 돈이 안 모이니까 결혼할 생각조차 안 든다. 땅 파서 결혼할 수도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최근 결혼을 기피하고 비혼을 선택하는 20·30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취업난과 청년부채, 집값 상승 등 경제적 측면을 이유로 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심리적 위축은 최근 일어난 일시적인 원인에 불과할 뿐 근본적으로는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성인 4674명을 상대로 '1인 가구 현황'을 조사한 결과나 혼인 통계치 등은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잡코리아 조사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4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4명은 '1인 가구'인 셈이다. 연령별 1인 가구 비율은 '20대' 37.0%, '30대' 48.1%, '40대 이상' 39.0%로 파악됐다. 소위 '결혼적령기'로 불리는 30대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셈이다.

혼인 건수는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통계청 '4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혼인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4356건(21.8%) 감소한 1만56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4월 기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스스로를 비혼주의자라고 밝힌 직장인 B(33) 씨는 "주변에도 보면 많지는 않지만 결혼 소식이 꾸준히 들려온다"면서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정도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들만 결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안 하기로 마음먹는데 있어서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지금이야 혼자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결혼을 하게 되면 당연히 경제적 여유도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원래부터도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기도 했지만 이런 이유로 완전히 생각도 안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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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내 결혼한 신혼부부는 평균 1억5000여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23일 웨딩컨설팅 업체 듀오웨드 '2020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자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1억5332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도별 평균 금액은 ▲주택 1억800만 원 ▲예식홀 1011만 원 ▲혼수 1203만 원 ▲신혼여행 431만 원 등으로 파악됐다.


듀오웨드 관계자는 이 보고서에서 "한동안 주택비용이 결혼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었는데, 올해 통계에선 주춤한 것이 눈에 띄었다"며 "주택 자금이 줄어든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내 집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에 신혼부부들의 주택 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경제적 부담감으로 인해 개개인이 결혼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는 지난해 4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결혼' 키워드 분석 결과) 2013년에는 긍정이 63%, 부정이 36%였다"며 "하지만 올해(2019년)에는 긍정이 45.7%, 부정이 54.3%로 부정이 더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 생활 관련해서는 프러포즈 같은 키워드들은 거의 순위가 낮아지고 있고, 부정적인 키워드들이 높아지고 있다"며 "돈에 대한 키워드가 높게 올라오는 건 아무래도 '결혼은 경제적인 부담이다'라는 생각들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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