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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쌍용차 사태' 때보다 더 어렵다" 절박한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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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에 내몰린 평택공장 가보니
직원들 "할 수 있는 것은 다하겠다"

쌍용자동차 직원들이 25일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 생산라인에서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직원들이 25일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 생산라인에서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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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평택=성기호 기자] "2009년 '쌍용차 사태' 때는 그래도 희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겠죠?' '어떻게 하죠?'라는 말이 직원들 사이에 인사말처럼 오가고 있는 형편입니다."


25일 찾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회사 상황을 묻자 절박함이 가득한 말을 쏟아냈다. 이날은 모든 직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월급날이었지만, 생존의 무게가 그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짓누르는 듯했다.

평택공장은 5000여 명에 이르는 쌍용차 직원 중 80%인 3922명이 근무하고 있다. 쌍용차가 만드는 모든 차량은 이곳 3개 라인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투리스모, 체어맨의 단종으로 2라인은 가동이 멈춘 상황이다. 나머지 1라인과 3라인에서는 각각 코란도와 티볼리, 렉스턴이 생산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하나같이 "도와달라", "우리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반복해 강조했다.


평택공장의 총 연간 생산능력은 설비기준으로 약 25만대다. 하지만 운영인력 등을 고려한 실생산량은 17만대이며, 이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사업계획은 13만1000대만 잡혔다. 실생산량의 78% 수준이다. 이진우 생산혁신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차질로 불가피하게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수출만 회복된다면 언제든지 다시 물량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쌍용자동차 직원이 25일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 생산라인에서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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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는 생산 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송영승 쌍용차 조립 1팀장은 "한 개 라인이 현재 시간당 24대의 차량을 제작하고 있지만, 최대 35대까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생산 능력이 충분하다. 지금 어려운 상황을 넘기 위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사 분위기도 예상보다 크게 달랐다. 현장 감독자 대표를 맡고 있는 김상춘 쌍용차 직·공장협의회 회장은 전날 직원들과 함께 예병태 사장을 만나 경영정상화를 위한 결의문과 함께 현장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33년간 근무하고 올해 정년을 앞둔 김 회장은 "이번에 넘어지면 다시 못 일어 선다는 불안감이 있다. 본연의 위치서 최선을 다하며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겠다는 것이 직원들의 일치된 생각"이라며 "쌍용차는 역동성과 인내심이 있는 회사다. 한 번만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평택공장 직원 중에서는 복지 축소와 순환휴직, 주말 특근 폐지 등으로 인한 생활고를 이겨내기 위해 인근 물류센터에서 '투잡'을 뛰는 이도 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금을 회사 운영자금으로 쓰겠다는 것이 아니다"하며 "신차 개발 시 적어도 3000~4000억 원의 연구비용이 들어간다.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지원금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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