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슈퍼컴퓨터가 우주나 사막, 바다 등 극한 환경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열쇠를 찾았다. 이 전지는 높은 압력을 가하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구조가 변하면서 태양전지로서 역할을 못하게 되는 것이 문제였는데, 슈퍼컴이 구조 변화의 원리를 밝혀내면서 상용화가 한층 가까워지게 됐다.
이정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 연구팀은 미국 버클리대학 물리학과의 제프리 B. 니톤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하이브리드(유기금속 할라이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외부 압력과 충격시 발생하는 구조 변화와 금속화 현상으로 인한 성능 저하의 원인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태양전지는 일상에서도 쓰지만 대기권, 우주, 사막, 바다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많이 사용된다. 특히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높은 효율과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인해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이 전지는 외부의 높은 압력을 받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사방정계 구조에서 입방정계 구조로 변하는 '상전이 현상'과 소자 내 전기가 흐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금속화 현상'이 발생해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가 발생하는 원리를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양자역학 이론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팀은 상 전이가 일어나는 압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유기 분자들이 고압력 하에서 더 높은 안정성을 위해 원래 상태인 사방정계 구조보다 입방정계 구조로 유도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높은 압력 하에서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의 원소 중 하나인 납 원자들이 상호작용을 일으켜 부도체에서 도체 특성을 가지게 되는 금속화 현상을 일으킨다는 것도 알아냈다.
이정훈 KIST 박사는 "이번 성과는 향후 고성능의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발 및 최적화에 있어 새로운 이론적 가이드라인"이라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조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유기금속과 납을 대체할 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소재 분야 국제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에 실렸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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