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삼천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섰다.
16일 금융투자업계(IB)에 따르면 운용자산 34조원 규모의 이지스자산운용이 국내외 에너지 관련 투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천리자산운용을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 "사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사업 기회 중 하나로 보고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아직 딜(협상)이 끝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상황을 언급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삼천리자산운용 인수에 나선 것은 부동산 운용업에 신생 운용사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부동산을 자산으로 한 상품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아시아 부동산 운용규모 세계 3위 운용사로 사세를 키웠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부동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운용업계에서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부동산 자산은 4~5년 뒤 어느 수준에 파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지지만, 에너지 인프라의 경우 장기적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때문에 수익률 변동성이 낮다. 이에 따라 이지스자산운용은 에너지와 인프라 부문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 발전, 신재생에너지를 주된 투자 영역으로 하는 사모펀드 운용사 이지스PE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삼천리자산운용이 시장에 매물로 올라온 지는 시간이 좀 됐다"며 "부동산 색채가 강한 이지스자산운용이 상장을 앞두고 사업 모델 다각화를 위해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천리자산운용 국내에 몇 안되는 에너지 인프라 전문 운용사다. 2009년 맥쿼리펀드그룹과 삼천리가 50대 50으로 조인트벤처(JV)로 설립한 것으로 당시 맥쿼리 출신 전문인력들이 많이 유입돼 에너지 특화 운용사로 이름을 알렸다. 현재는 맥쿼리 출신의 이재균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근엔 국민연금 실물 투자위탁운용사로 선정돼 신재생에너지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는 1500억원 규모의 리뉴어블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종전에 홍콩계 사모펀드로 매각이 이뤄진 브이아이자산운용(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의 가격 1100억원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하이자산운용의 자산규모는 500억원대로 나타났지만, 올해 1분기 기준 삼천리자산운용의 자산 규모는 63억원 수준으로 전체(300여곳) 운용사 중 132위에 해당한다. 삼천리자산운용은 지난해 4분기 7억3000만원의 수익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 코로나19 영향에도 1억6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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