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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 먹어야 안정돼요" 건강염려증 높은 현대인

최종수정 2020.06.13 05:50 기사입력 2020.06.1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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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등 식품 통해 건강관리하는 현대인 늘어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 요구
전문가 "신체적·심리적 안정에 도움된다면 적당한 섭취 필요"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 10명 중 7명꼴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 10명 중 7명꼴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건강식품 먹어야 안정이 돼요."


직장인 김 모(29) 씨는 건강을 위해 2년째 건강보조제를 복용하고 있다. 김 씨는 "관리 차원에서 비타민 섭취를 하고 있다.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계속 먹을 예정"이라며 "평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 다양한 영양제를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 먹으면 이상하게 컨디션이 안 좋아져서 알람까지 맞춰 놨다"며 "주변 사람들이 '이 정도면 병 아니냐'며 우스갯소리를 할 때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건강상태를 염려해 비타민, 보조제 등 식품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는 현대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소한 증상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건강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염려증이란 자신의 신체적 증세나 건강 관련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다. 실제 몸에 문제가 없음에도 상태가 조금이라도 나빠지면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것이 특징으로, 강박적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인 10명 중 7명꼴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전국 만 16세~65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기능식품'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3%가 건강기능식품 복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84.5%는 현재 가끔씩이라도 복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남성(79.6%)보다는 여성(91.2%)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0대 64.3% △20대 81.5% △30대 84.6% △40대 90.3% △50대 89% △60대 87.2%로 조사됐다. 이는 이용 의향이 매우 높은 40대 이상 중장년층뿐 아니라 2030 젊은 층에서도 건강기능식품 복용에 긍정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이들 중 51.3%는 건강기능식품의 꾸준한 섭취가 중대 질병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반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5%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경험이 가장 많은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C(67.3%, 중복응답)와 종합 비타민(61%)이었다. 이어 오메가3 지방산(43.7%)과 홍삼(43%), 프로바이오틱스(39.6%), 건강즙(37%), 비타민D(35.6%), 유산균(33.9%) 등이 뒤를 이었다./사진=연합뉴스

복용 경험이 가장 많은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C(67.3%, 중복응답)와 종합 비타민(61%)이었다. 이어 오메가3 지방산(43.7%)과 홍삼(43%), 프로바이오틱스(39.6%), 건강즙(37%), 비타민D(35.6%), 유산균(33.9%) 등이 뒤를 이었다./사진=연합뉴스



복용 경험이 가장 많은 건강기능식품은 비타민C(67.3%, 중복응답)와 종합 비타민(61%)이었다. 이어 오메가3 지방산(43.7%)과 홍삼(43%), 프로바이오틱스(39.6%), 건강즙(37%), 비타민D(35.6%), 유산균(33.9%) 등이 뒤를 이었다.


이렇다 보니 건강기능식품 맹신, 지나친 건강 우려로 인해 건강염려증으로 발전하는 사례도 있다. 보조제를 먹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건강해지기 위해 먹는 영양제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수년간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고 밝힌 주부 박 모(51) 씨는 "대략 7~8가지를 챙겨 먹고 있는데 하나라도 안 먹으면 몸이 안 좋아진 느낌이 든다"며 "워낙 먹고 있는 보조제가 많다 보니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말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이렇게 많이 먹게 되면 오히려 병이 날 수 있다고 경고하시더라"라며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서서히 개수를 줄여나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OECD 보건통계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호주(85.2%), 미국(87.9%), 뉴질랜드(88.2%), 캐나다(88.5%) 등 오세아니아와 북미 지역 국가에서는 조사 대상 10명 중 9명이 '본인은 건강하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한국(29.5%)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이 건강염려증이 많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신체적·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적당한 건강기능식품 섭취는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요즘 특히나 면역력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건강보조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신뢰감이 높아진 것 같다"라면서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스스로가 몸을 챙겨야 하는 사회가 됐다. 영양제 등을 챙겨 먹는 행위는 내 몸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심리적 위안을 주는 일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조제가 안정감을 줄 수 있고, 오남용·부작용 등 문제가 없다면 1~2개 정도의 건강식품 섭취는 괜찮다고 본다"라며 "다만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된다. 내 몸에 맞는 영양제 등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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