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Fed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경기 진작을 위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1%포인트 전격 인하했는데, 적어도 2년 이상 초저금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Fed는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Fed는 이날 FOMC 성명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이 엄청난 고통을 가져다주고 있다"면서 "계속되는 공공보건 위기가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를 강하게 압박하고, 중기 경제 전망에도 상당한 리스크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홈페이지에서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서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Fed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공개했다. 올해 미국 경제는 6.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지만 내년에는 5% 성장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에는 올해 성장률을 2.0%로 제시한 바 있다.
실업률은 올해 말 9.3%로 5월의 13.3%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올해 말에도 여전히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실업률은 2022년 5.5%로 낮아질 것으로 Fed는 내다봤다.
Fed는 미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면서도 속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히면서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OMC 직후 가진 화상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 회복 속도가 매우 불확실하다"며 향후 경제 회복속도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억제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강력한 경기 부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파월 의장 발언에 대해 "경제가 조기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평했다.
Fed는 이날 추가적인 경제 지원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의회 차원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일드 커브 조절 같은 다른 도구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채권이 일정 금리를 넘어서면 무제한 매입을 하는 일드캡을 검토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미 정부도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하면서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경제 지원을 위한 자금을 조달할 초당적 법안이 또다시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규제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매체 포브스는 므누신 장관이 자세한 대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개인에 직접적으로 현금을 지급하거나 여행, 레저, 소매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특정 산업분야에 대한 자금 지원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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