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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생존절벽-中]알짜 자산 매각…회식·출장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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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메우기 고육책
채권·부동산 처분

회식없애고 출장 최소화
비용절감 위해 조직도 축소

[보험사 생존절벽-中]알짜 자산 매각…회식·출장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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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내 생명ㆍ손해보험사들이 저금리로 인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알짜 자산들을 내다팔고 있다. 곳간을 내주고 집까지 매물로 내놓으며 돈이 되는 것은 모두 내다 팔아 '임시변통'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이 엿보인다.


우량 자산을 대규모 매각했지만 악화된 영업 환경과 저금리로 인해 급감한 실적을 메우기에는 침체의 늪은 너무도 깊은 상태다. 만기까지 보유하며 이자를 챙겨야할 자산을 판 것에 대해 미래 부담을 키우는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일단 급한 불을 꺼야되는 보험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리띠도 더욱 단단히 조여맸다. 비용 절감을 위해 출장을 최소화하고 회식도 없앴다. 국민 생활의 안전판이어야 하는 보험사들이 현재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는지를 보여주는 현실이다.


◆"돈 되는 것은 모두 다 팔아라"=생ㆍ손보사들은 올해 1분기 약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고금리 우량채권을 매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각 규모인 7000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장기 수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마련한 자산을 서둘러 처분에 나선 이유는 그만큼 현 상황이 위기라는 점을 방증한다.


부동산 자산규모도 2015년 20조8062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1903억원으로 12.5%나 줄었다. 2022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앞서 재무적 부담을 줄이는 한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업황 부진에 대응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대형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 삼성생명 은 1분기 채권과 부동산을 매각해 이차손과 변액보증손실의 증가폭을 줄여 실적을 방어했다. 채권과 부동산을 3950억원 어치 팔아 손실을 메웠다. 한화생명 도 달러채권 교체매매를 통해서 3100억원의 매각이익을 챙겼다. 보험부문에서 발생한 영업손실 3030억원을 만회하면서 1분기 순이익 478억원(별도기준)을 거뒀다.


손보사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부담은 생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안전자산 비중이 낮은 점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대체투자 규모가 큰 일부 업체는 자산손상위험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가 항공기, 호텔, 선박 등에 대한 투자비중이 각각 자기자본의 100%, 52%에 달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항공기 투자 중 약 77%가 중후순위로 구성됐으며 흥국화재는 67.2%가 이에 해당된다. 항공 수요 감소가 장기화되면 자산의 가치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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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각도 활발하다. 현대해상 은 강남센터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진행한 본입찰에 10여곳 이상 원매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은 3500억~3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신한생명 L타워도 매각 절차에 돌입,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IFRS17, K-ICS 도입 이후 부동산은 보험사 입장에서는 짐이 될 뿐이다. 부동산 보유에 따른 적립금을 현행보다 많이 쌓아야 해서다. 현 지급여력(RBC)비율에서 부동산 위험계수는 업무용도 6%, 투자용도 9%다. K-ICS가 도입되면 부동산 위험계수는 25%까지 늘어난다. 부동산을 보유할수록 자본 확충 부담이 늘어나는 셈.


손보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보험사들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며 "자산보다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팔 수 있는 것은 팔아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활동비 줄이고 회식 없애고…보험료 인상도 '초읽기'=이미 비용절감에 나선 보험사들의 허리띠도 더욱 조여지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은 올들어 사업비와 임원 경비, 행사비 등 비용을 30% 감축했다. 임원 경비의 경우 담당 보직과 업무 유형에 따라 경비도 최대 50%나 삭감했다. 한화생명은 임원 활동비도 대폭 줄여 영업점과 함께 진행하는 단체 회식도 거의 없애다시피 했다.


우수한 실적을 달성한 영업조직 및 설계사를 격려하기 위한 가장 큰 연례행사인 연도대상도 대폭 축소됐다. 신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 , DB손해보험 은 연도대상을 사내방송이나 온라인 중계로 진행했다. 한화생명은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것으로 대체했고 교보생명, 삼성화재 , KB손해보험 등은 행사를 아예 취소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면서도 "사기 진작 차원에서 이뤄졌던 행사가 없어진 것을 아쉬워하는 설계사들이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조직도 축소됐다. 국내 23개 생보사의 1분기 영업 점포수는 2978개로 전년 동기 3176개에 비해 200여곳이 통폐합됐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 손보사들도 부서통폐합ㆍ신설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문제는 보험사의 위기가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데 있다. 실제 이르면 하반기에는 보험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는 고객이 내야 할 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예정이율을 결정하는데,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예정이율이 내리면 보험료가 오르게 된다. 삼성, 한화 등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 4월 예정이율을 인하했지만 금리 인하로 연내 예정이율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생보사 관계자는 "상반기에 예정이율을 추가로 인하하지는 못한다"면서도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만큼 하반기 상황을 지켜보고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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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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