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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부터" 이대론 '한국판 뉴딜' 불가능…숨막히는 ICT기업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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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3법부터" 이대론 '한국판 뉴딜' 불가능…숨막히는 ICT기업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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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대통령이 나서서 강조한 '데이터 활용'마저도 정작 하위법령에서 다 막혀있는데 무슨 '한국판 뉴딜'이냐." "파격적인 규제 혁신 없이는 안하느니만 못한 꼴이 또 반복될 수 있다."


디지털 뉴딜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ICT업계의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앞서 데이터 경제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달리, 시행령에 발목 잡혀 옴짝달싹 못하게 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ㆍ정보통신망법ㆍ신용정보법)'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추진 과정에서 자칫 새 규제만 양산하는 계기가 될까 마음 졸이는 모습이다.

2일 관계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정부가 공개한 한국판 뉴딜은 ▲데이터ㆍ네트워크ㆍ인공지능(D.N.A) 생태계 강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SOC 디지털화 등 13조4000조원이 투입되는 디지털 뉴딜을 주요 축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 33만개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관계부처는 추가과제를 보완, 7월 중 종합계획을 확정, 발표하기로 했다.


◆"파격적 규제혁신 없인 한국판 뉴딜도 없다"=ICT업계는 한국판 뉴딜을 통해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숨기지 않고 있다. 파격적인 규제 혁신이 함께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한다하더라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남기기 힘들 것이란 이유에서다.


IT 업계 관계자는 "지금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새로운 규제가 나올 가능성"이라며 "디지털 뉴딜,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규제부터 뿌리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역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역행의 예로는 데이터 3법이 꼽힌다. 연초 국회 통과 당시만해도 빅데이터 산업의 본격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행정안전부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개인정보 활용을 더 어렵게 만들며 법 개정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차라리 없는 게 나을 정도"라며 "대통령이 나서서 데이터 경제, 데이터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행안부는 법 취지에 대한 고민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스타트업 관계자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새해 첫 메시지부터 '규제 혁신'을 부르짖고 있지만 정작 결과물은 이렇다"며 "중소기업들로는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게 우려돼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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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또한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데이터 활용'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재차 선언한 만큼, 가장 먼저 부처 간 엇박자로 '독소'가 돼 돌아온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정안 등 주요 규제들부터 대대적으로 손봐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데이터 관련 시장 규모는 2018년 1660억달러 수준에서 2022년 2600억달러로 성장이 기대된다.


정부는 한국형 뉴딜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데이터 활용 촉진 및 기반 정비 외에도 5G 투자촉진, 스마트공장 확산, AI법제 정비, 비대면 산업 활성화 기반 구축 등이 필수적이라고 꼽았다.


◆"규제 개선 고민 부족" 아쉬움도=이번 한국판 뉴딜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 공감대가 커진 원격의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 미국, 중국, 일본 등이 원격진료를 허용해 다양한 산업군으로 융합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글로벌 원격의료시장은 2021년 412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기대된다. 스마트 워치 등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의 규모도 2060억달러에 달한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와 의료 수준 등을 활용해 코로나19로 관심이 급증하는 비대면 의료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ICT업계 관계자는 "예민한 이슈임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이 크다"며 "(원격진료 외에도) 디지털 뉴딜 내 규제 개선과 관련한 세부 내용들이 좀 더 담겼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산나눔재단ㆍ구글 스타트업 캠퍼스ㆍ스타트업얼라이언스ㆍ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누적 투자액 상위 100대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펼칠 경우 규제에 걸리는 비중은 53%(투자액 기준)에 달했다. 이 같은 규제는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평가된다. 한국판 뉴딜에 규제 개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무조정실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과 함께 개최한 IT산업 간담회에서는 신산업 세액공제 적용 요건 완화, 중복 규제 개선 등의 건의사항이 제기됐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규제 면제 기간이 4년으로 한정돼있어 중장기적 동력을 얻지 못한다는 점도 업계 안팎에서 수차례 건의됐던 측면이다.


"기존 내용 반복…투자 이끌어낼 추가 지원책 나와야"=한국판 뉴딜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세제 등 대대적인 지원책도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에 재정적 지원을 쏟기로 한 데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추가적으로 나오는 대책이 어느 정도의 실질적인 지원책을 담게 될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결국 업계 쥐어짜기 식의 투자에 그치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계에 부담으로만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5G 국가망 확산, 공공와이파이 구축 등 디지털 뉴딜 내 포함된 내용 상당부분은 기존에 진행되던 사업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의 일환으로 15개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데이터를 구축 및 개방하고, 5G 국가망 및 클라우드 전환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제조업 공정, 품질관리 등 7대 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전 산업에 걸쳐 5G, AI 융합을 확산하기로 했다.


이밖에 농어촌 초고속 인터넷망, 공공시설 와이파이 구축, 모든 초중고 대상 디지털 기반 교육 인프라 구축, 감염병 안심 비대면 인프라 및 건강취약계층 디지털 돌봄시스템 구축, 4대 핵심시설 디지털 안전관리 체계 구축, 산단 디지털 혁신 등도 추진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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