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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수 상위 7개 수익률 4.73%
해외직구는 17.84%…4배 차이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반등장에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린 '주식 직구족(해외주식을 직접 구입하는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증시에서 개인이 사들인 순매수 상위 종목 7개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평균 수익률이 4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국내 증시에서는 원유나 코스피지수와 연동해 움직이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는데, 개인들은 거꾸로 투자하면서 평균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반면 직구족은 ETF보다 우량 기업을 타깃으로 접근, 순매수 상위 종목 모두 플러스(+) 수익을 기록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개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서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7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73%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7개의 평균 수익률은 17.84%로, 4배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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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에서 개인 순매수 1위와 3위는 'KODEX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WTI원유선물(H)' ETF로 각각 1조2757억원, 1조48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지수가 하락해야 수익이 나고, KODEX WTI원유선물(H)은 국제유가 상승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2차 하락없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코스피는 지난달 1일 1685.46에서 이달 28일 2028.54로 20.36%나 올랐다. 결국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31.88%의 손실을 냈다. 국제유가 반등에 베팅했던 KODEX WTI원유선물(H) 투자자들도 '마이너스 유가'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지난 4월 한 달 수익률이 반토막 났다. 이달 소폭 만회하긴 했지만 4~5월 수익률은 -22.85%다.

그나마 개인 순매수 2, 4, 5위인 삼성전자 (1조1249억원)와 SK하이닉스 (4363억원), 현대차 (3523억원)가 각각 10.04%, 7.02%, 15.03%씩 올랐지만 코스피 상승률을 밑도는 수준이다. 순매수 상위 6위인 네이버(NAVER)는 47.55% 급등하면서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순매수 규모가 3274억원에 그쳐 다른 순매수 상위 종목에 비해 규모가 크진 않았다.


반면 해외주식에 투자한 개인들의 선택은 달랐다. 같은 기간 직구족은 해즈브로(4775억), 마이크로소프트(2318억원), 알파벳(1956억원), 애플(1520억원), 델타항공(1446억원), 월트디즈니(1128억원) 등 우량 종목에 투자했다. 이들 종목은 코로나 이후가 주목되는 ITㆍ소프트웨어, 항공주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순매수 1위에 오른 해즈브로가 눈길을 끈다. 해즈브로는 미국의 대표 완구업체로, 코로나 사태로 외부활동이 제한되자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종목의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1일 155.26달러에서 이달 28일 182.29달러로 19.84% 상승했고, 알파벳과 애플 역시 각각 28.69%, 32.58%씩 올랐다. 워런버핏마저 버린 항공주에서도 개인은 SK하이닉스만큼의 수익을 냈다. 델타항공 수익률은 7.54%였다.


개인 손실이 큰 인버스와 원유ETF를 제외해도 국내 투자 수익률이 해외 투자 수익률을 앞지르진 못했다. 국내외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중 ETF를 각각 제외했을 때 수익률은 국내 17.57%, 해외 19.47%로 2%포인트 정도 차이가 났다.

개인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차산업 혁신기업들이 많이 상장된 미국과 중국 주식시장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산업별 1등주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혁신산업군 내에서 가장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시장지배력을 더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연말 미국 대선도 있어 경제 회복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책과 자국기업 보호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미국과 미국외 지역 간 차별화가 확대될 수 있어 미국 증시의 매력이 부각된다"고 진단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충격이 큰 상황이지만, 이에 버금가는 통화ㆍ금융ㆍ재정정책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어 회복도 빠르게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비대면(언택트) 문화 활성화, IT인프라 구축 등으로 4차산업혁명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글로벌 영역에서 주목받고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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