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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에 담긴 선조의 멋,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시시각갓(時時刻갓)'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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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에 담긴 선조의 멋, 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시시각갓(時時刻갓)'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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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은 우리 옛 선조들의 모자 중 대표적인 남성들의 모자인 갓의 멋을 현대 작품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전시 '시시각갓(時時刻갓)'을 7월18일까지 개최한다. 코리아나 화장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전통 갓, 남성들의 머리 장신구, 근대 서적 및 엽서 등 70여 점의 유물을 전통 공예 장인, 화가, 건축가, 사진작가의 작품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 문화 속에 자리 잡은 모자는 실용과 장식적인 목적 외에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특히 의관정제(衣冠整齊)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남성들에게 격식에 맞는 옷차림을 완성하는 모자는 각별하다. 그 중에서도 갓은 소재, 형태, 색, 상징이 돋보이는 모자로 사대부의 권위와 품격을 반영했다.

갓은 삼국시대부터 사용됐으며 고려시대 관리들의 관모(冠帽)로 제정되면서 신분을 나타내는 사회적 의의를 지니게 됐다. 조선시대 패랭이 형태에서 초립(草笠)을 거쳐 검정색의 흑립(黑笠)으로 완성되면서 사대부의 평상시 관모로 사용됐다.


갓은 말총과 대나무를 기본으로 재료, 색, 용도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가는 명주실을 한 올씩 올려서 만든 사립(絲笠), 직물을 덮은 포립(布笠), 죽사(竹絲)를 얹은 죽사립, 말총으로 만든 마미립(馬尾笠), 흑립(黑笠), 백립(白笠), 주립(朱笠) 등이 있다. 사대부의 신분과 멋을 표현했던 갓은 모자의 높고 낮음, 양태의 넓이 변화 등 시대마다 차이를 보이며 변화됐다.


갓은 말총과 대나무 등 섬세한 재료로 만들어 은은하게 비치는 투명함과 서로 다른 소재들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물결무늬, 유연한 곡선, 흰색의 의복과 대비되는 흑색이 특징이다. 남성의 모자였지만 다양한 형태의 꽃문양 장식인 '정꽃'으로 멋을 내고, 치장으로 옥(玉), 호박(琥珀), 금패(錦貝) 등의 구슬로 만든 갓끈으로 장식을 더 했다.

근대화 시기 우리나라를 방문한 많은 외국인의 눈을 사로잡았던 것도 바로 다양한 종류의 모자였다. 거리마다 남녀노소 누구나 여러 가지 재료와 형태로 만들어진 모자를 즐겨 쓰는 모습을 보고 외국인들은 조선을 '모자의 나라', '모자의 왕국'이라고 부르며 많은 글과 그림, 사진 자료를 남겼다. 그들이 남긴 기록에는 '피라미드 같은 모자', '접시 위에 놓인 화분', '매우 섬세하고 불편하며 아름다운 모자', '놀라우리만큼 예술적인 작품' 등으로 갓의 형태와 섬세함에 대해 다양하게 설명하고 있다.


화장박물관은 이번 전시 기간 중 7~11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 '갓 쓰고, 에헴!'을 운영한다. 갓의 의미와 재료, 생김새, 특징 등에 대해 살펴보고 갓을 만들어볼 수 있다.


갓을 만드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 공정으로 이루어진다. 죽사(竹絲)나 말총으로 모자를 만들고 대나무로 넓은 양태를 만든 후 마지막에 모자와 양태를 연결하여 갓을 완성한다. 공정마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해 총모자장, 양태장, 입자장으로 나누어진 전문 기술자의 분업화로 제작되며 40일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하나의 갓이 만들어진다. 갓은 각 부분마다 서로 다른 재료의 특성을 살려서 완성되기에 협력과 조화의 과정이 필요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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