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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HMM 초대형선, 글로벌 시장 선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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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장영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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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HMM(옛 현대상선)은 20피트 컨테이너 박스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을 유럽 항로에 처음으로 투입했다. 앞으로 11척의 초대형 선박이 오는 9월까지 차례대로 나와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국제무역을 이어줄 예정이다. HMM 초대형선 취항은 HMM의 성공적 구조조정이라는 성과와 함께 더욱 큰 국민경제적 의미가 있다.


우선 HMM은 초대형선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선사들이 이미 2014년부터 초대형선을 활용해 원가를 대폭으로 절감한 것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후속 주자로서의 강점도 있다. 초대형선 도입으로 자본비와 운영비, 연료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2020년부터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글로벌 선사 대비 추가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또 2016년 9월 한진해운 사태로 촉발된 우리나라 해운의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익히 알려진 바대로 해운의 국민경제적 중요성을 간과한 재무적 관점의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은 글로벌 물류대란과 우리 수출입 기업의 물류경쟁력 훼손을 가져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한진해운 사태로 우리 수출입 화주가 일본 화주에 비해 연간 최대 1조4000억원의 해상물류비를 추가 부담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HMM이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힘입어 초대형 선박 20척을 발주했고, 이를 기반으로 올 4월 '디 얼라이언스' 정식 회원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국제물류 경쟁력 문제가 해소됐다. 특히 디 얼라이언스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와 연결되는 해외 항만이 크게 확대되고 우리 항만에 들어오는 선박 또한 많아질 것이다.


이 같은 직접적 혜택을 넘어서는 장기적 이익도 기대된다. 세계 해운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대표적 시장이다. 400만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한꺼번에 운송할 수 있는 머스크(HMM의 10배)는 일찌감치 종합물류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글로벌 선사들은 앞다퉈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플랫폼 기업으로의 확장을 서두르고 있다.


HMM이 우리 수출입 화주에게 이러한 고품질의 해상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핵심 역량인 해상운송 구간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차량도 없이 택배 서비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바로 이 지점에 초대형선 취항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 즉 10년, 20년 뒤에 우리나라 수출 제조기업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국제물류망의 구축에 HMM이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지향점을 선도하는 HMM의 역할도 기대된다. 인구 고령화와 산업구조 개편으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국민경제적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해운산업은 이러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대표적 사례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덴마크와 스위스가 세계 1위 머스크와 2위 MSC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여기에 우리 해운물류 전문인력이 세계 곳곳에서 수출시장을 확대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도전적 정신은 그 자체만으로 대한민국의 진취적 글로벌 진출 전략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HMM이 글로벌시장에서 고객(화주)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경쟁력 있는 물류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때 우리의 해운재건 노력은 열매를 맺는 것임을 잊지 말고 산업생태계 전체가 앞으로 나아가길 희망해 본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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