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독재정권” 美 , 中 양회앞두고 '맹폭'

트럼프, 속어까지 동원 中 비난 수위 최고조로 끌어올려
폼페이오, 중국 최대 정치 행사 앞두고 체제 비판까지
시진핑 견제 추측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또라이. 얼간이. 악랄한 독재정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중국에 대해 막말을 퍼부으며 긴장관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미뤄왔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21일 시작되는 상황에서 총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에 대해 또라이, 얼간이라고 언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wacko)가 방금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이들을 비난하는성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발 이 얼간이(dope)에게 이러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는 것을 설명 좀 해주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어떤 성명에 대해 이런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한 글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고 표현하는 등 중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였지만 적어도 속어는 사용하지 않아왔다.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베이징의 자금성 입구 앞에서 마스크를 쓴 공안들이 행진하고 있다. 올해 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예년보다 2달여 늦게 열리게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다만 21일부터 중국이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일 수 있다. 통상 양회 마지막날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장시간의 연설을 한다. 이번 연설에서는 중국의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인 만큼 사전에 미국이 선제 공격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발맞춰 중국에 대한 비판을 한창 강화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한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외교를 책임지는 국무부장관이 상대국에 대해 악랄한 독재 정권이라고 표현하며 공격수위를 더욱 끌어올린 것은 예사롭지 않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독재자라는 표현을 한 것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란이나 베네수엘라 등 미국의 적성국들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는 "우리는 베이징이 얼마나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자유 진영에 적대적인지에 대해 매우 과소평가했다"며 전세계가 이러한 사실에 눈을 뜨고 있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만과 홍콩으로 중국을 자극하기까지 했다. 그는 "나는 차이 총통의 취임에 축하를 표하고 싶다"며 "대만에서의 민주주의적 과정은 전 세계의 모델이 되며 무르익어왔다. 외부로부터의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 대만은 국민에게 발언권과 선택권을 주는 지혜를 보여왔다"며 중국과 대비된 대만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차이 총통의 연임을 축하했다. 미 국무장관이 대만 총통 취임 축하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 문제와 관련,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확보한 것으로 규정할지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여전히 계류 중"이라며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된 수사를 통해 오는 11월 대선 전략에 중국 공격이 중심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