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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배민 맥주 등장하나" 확 푼 규제…酒 무한 브랜드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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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OEM 생산 허용…외식 브랜드·편의점서 PB 맥주 나온다
한국판 기네스 등장 기대감…다양한 제품 시도로 '소비자 니즈 충족'
가정용·대형매장용 등 용도 표시 폐지…비용 절감 기대

"교촌·배민 맥주 등장하나" 확 푼 규제…酒 무한 브랜드 경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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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제 교촌치킨에서 치킨을 시킬 때 '교촌 맥주'를, 배달의 민족에서 음식을 시킬 때 '배민 맥주'를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경리단길·연남동 등에 줄지어 자리 잡은 양조장(브루어리)의 수제맥주를 캔 제품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20일 주류업계는 기획재정부ㆍ국세청의 주류 규제 개선 방안 발표에 대해 '환영'을 표했다. 주종별 희비는 엇갈렸지만 제조ㆍ유통ㆍ판매ㆍ납세 분야 등에 걸쳐 총 18가지 규제가 완화된다. 국내 대표 주류업체의 한 임원은 "규제 완화로 수제맥주나 전통주가 가장 크게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환영할만한 규제 완화 내용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주류 OEM 시대=가장 큰 변화는 주류 시장에 '위탁제조(OEM )전문 생산'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생기는 것이다. 주류 위탁제조 생산이 전면 허영돼 이제 모두가 각자의 주류 브랜드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이는 외식 브랜드, 편의점, 레스토랑 등이 자체 브랜드(PB) 맥주를 갖고 유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소한의 양조 시설을 갖추고 주류제조면허를 취득한 후 OEM 주문만 하면 'PB 맥주'를 유통할 수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교촌 맥주, 배민 맥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주류 브랜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특히 외식 브랜드들이 발 빠르게 PB 맥주 판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수제맥주업계는 OEM 생산으로 주류 생산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활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제맥주 관계자는 "수제맥주 레시피를 완성하고도 설비 투자 비용이 부담스러워 대량 생산하지 못했던 업체는 다른 맥주 제조업체 시설을 활용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또 설비를 갖춘 기존 양조장들의 경우 OEM 생산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양조장들의 주요 거래처에서 OEM 맥주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고, 이렇게 나온 PB 맥주를 우선적으로 판매하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양조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브랜드 난립과 전쟁으로 수제맥주만이 가진 정체성이 사라질 것"이라면서 '전형적인 OEM 생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주류업계에도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회사들의 진입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대형 맥주회사들이 공격적인 OEM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면서 "더불어 그동안 주류업을 하지 않은 유통·식품 등 대기업들이 탄탄한 유통망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워 OEM 제품 판매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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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전통주 웃고 와인·위스키 울상= 주종별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맥주·소주업계는 소주와 맥주 라벨에 붙어 있던 대형매장 용도 표시가 폐지되는 것에 반색을 표했다. 기존엔 가정용, 대형매장용, 유흥음식점용을 구분해 라벨에 표시했다. 내용물은 동일하지만 유통처에 따라 별도의 라벨을 제작해야 했던 것. 앞으로는 모두 가정용으로 통합된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재고가 모자라고, 대형마트용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도 라벨이 달라 가정용을 새로 생산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 등 용도 구분에 쓸데없는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면서 "용도 폐지로 생산·물류·재고관리 차원에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긍정적이고, 이는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수제맥주업계에 효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판 기네스' 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현행법에선 맥주의 첨가재료로 질소 가스를 사용할 수 없지만, 이번 개정으로 질소를 첨가할 수 있게 됐다. 질소를 사용하면 거품 입자가 작아져 부드러운 맛을 구현할 수 있다. 대형 제조사는 물론 수제맥주업체들도 더 다양한 제품을 시도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길 수 있는 맛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맥주를 캔에 담는 설비를 갖추지 못해 생맥주 형태로만 팔아야 했던 업체들도 포장만 다른 곳에 맡기면 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특색 있는 수제맥주를 캔으로 마실 기회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판매 관련 규제도 개선됐다. 음식을 주문할때 주류 가격이 음식 가격보다 낮을때는 통신판매도 허용된다. 치킨과 맥주를 함께 주문하고, 족발과 소주 또는 전통주 등을 주문할 수 있게 돼 가정내 맥주, 소주, 전통주 등의 소비 증가도 기대된다.


전통주업계는 올해 초 세금 완화에 이어 위탁생산과 택배 물류, 시음행사까지 가능해져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전통주 홍보를 위한 홍보관의 시음행사 허용 등 전통주 저변확대를 위한 지원이 강화돼 업계 기대감이 높다.


와인과 위스키업계는 맥주와 탁주에 한해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과세 체계를 바꾼 것처럼 종량세 전환을 원했지만 변화는 없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들은 주종별 형평성을 고려해 와인과 위스키에도 순차적으로 종량세 정욕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주류 도매상도 울상이다. 일반 택배 차량을 주류 운반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우려를 보이고 있는 것. 갑작스럽게 수요가 발생하면 물류 시스템이 잘 갖춰진 대형 제조사들은 상관없지만, 소형 양조장들은 대응하기가 어려워 긍정적이만 도매상들의 입장은 난처하다. 한 도매상 관계자는 "주류 전용 물류가 아닌 택배를 허용하게 되면 전국 1100여 곳의 종합 주류 도매업체의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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