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하늘이 개었지만 '리바운드'가 온다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눈에 띄게 줄었지만, 경제 회복을 위한 환경 규제 완하 등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전 세계 70여 개국 한인과학자들의 커뮤니티인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KOSEN)에 올라온 'KOSEN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경고했다.

지난 12일 KOSEN에 올라온 이경선 텍사스 A&M대학교 박사의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은 공장 폐쇄로 인해 2~3월 중순 사이 탄소 배출이 18% 줄었다. 유럽과 이탈리아의 3월 배출량도 27%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는 대재앙이지만 지구 환경에는 긍정적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분석됐다.

［아시아경제 자료 사진］

하지만 이 박사는 이 같은 배출량 감소세가 일시적 현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는 '리바운드(rebound)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경기 회복에 따른 리바운드 효과로 배출량이 급증한 바 있다.

이 박사는 각 국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기 위해 환경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자동사 산업의 연료 경제성 및 배출 표준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석유업계는 온실가스 등 오염원 배출 보고를 중단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경기 회복에 예산이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시의성이 떨어지는 기후 변화 예산은 줄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기후변화 연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이번 연구 이외에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AI, 코로나19로 촉발된 시민과학이라는 주제의 KOSEN리포트 보도를 매주 시리즈로 제공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