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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이재용, 미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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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기술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미래성장동력 낙점
상용화 성공땐 삼성SDI 배터리 세계 자동차 회사에 채용 전망

전고체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로…이재용, 미래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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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이창환 기자] 2020년 3월10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는 삼성이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실렸다. 배터리 업계에서 전고체(全固體) 배터리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난제를 푼 신기술을 삼성이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학계 및 배터리 업계가 주목했던 이 내용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소식을 접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흔쾌히 정 부회장을 전기차 배터리 사업장으로 초대했다. 전례 없던 정 부회장의 삼성 사업장(삼성SDI 천안 공장) 방문은 이렇게 성사됐다.

삼성은 현재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시밀러,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장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기술개발과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연초부터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와 EUV전용 V1라인, 아산 디스플레이 사업장,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연달아 방문하며 현장경영에 나선 것도 신성장동력 개발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독려하기 위해서다.


13일 두 총수의 만남으로 전고체 배터리 역시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중요한 사업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이 부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공개한 가장 중요한 것은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차세대 전지다. 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이다. 기존 배터리는 과도한 열이나 충격을 받으면 액체 전해질이 흘러내려 폭발하는데,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인화성 액체가 없어 폭발하지 않는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부에 분리막도 없어 크기도 기존 배터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얇게 만들어 구부릴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면 1회 충전으로 7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배터리 업체들뿐 아니라 일본의 도요타ㆍ파나소닉, 한국의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도 개발을 집중하는 분야다. 일본의 후지경제연구소는 세계 전고체 전지시장이 2035년 약 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용화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Dendriteㆍ수지상결정)'다. 덴드라이트는 배터리를 충전할 때 리튬이 음극 표면에 적체하며 나타나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배터리를 훼손해 수명ㆍ안전성이 낮아진다.


삼성종합기술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덴드라이트를 해결할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고 이를 네이처 에너지에 공개했다.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다시 한 번 세계에 입증된다. 미래차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 역시 삼성SDI의 배터리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이 올해 공개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전기자동차의 주행거리를 혁신적으로 늘리는 핵심 원천기술"이라며 "삼성은 전고체 배터리 소재와 양산 기술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과거 자동차 사업 진출, 한전 부지 입찰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하던 삼성과 현대차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총수들은 오직 미래 먹거리에만 집중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사업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과거와 같은 수직계열화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는 두 총수는 이날 서로의 미래전략을 공유했다.


국내외 급변하는 경제 상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에서 삼성과 현대차의 '오픈이노베이션(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며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기술 투어가 끝난 뒤 사업장 구내식당 VIP룸에선 총수들의 의기투합도 이뤄졌다. 이들은 식사 내내 녹록잖은 경영환경과 미래사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면서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미래산업에서 중국, 독일에 앞선 한국을 만들자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과 독일 등에서 사활을 걸고 '국가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선 주도권을 뺏겨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경쟁관계였던 삼성과 현대차의 총수가 만나서 차세대 기술의 협력을 논의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삼성의 1등 기술이 현대차의 미래차에 적용된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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