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4O로 시장 혁신 주도 전략…코로나19에도 지속 성장
#. 지난달 29일 서울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에 353㎡(107평) 규모로 문을 연 '쿠캣마켓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이곳은 온라인 먹거리 마켓을 운영하는 쿠캣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식료품점과 레스토랑을 더한 '그로서란트' 콘셉트로, 식재료를 현장에서 구입해 즉석에서 맛보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번화가. 20~30대가 주로 찾는 최신 트랜드의 가게가 즐비한 이곳에 여느 매장과 다른, 눈에 띄는 식당이 하나 있다. '아이디어스 크래프트 하우스'라고 이름 붙여진, 핸드메이드 온라인 마켓 '아이디어스'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식사와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는 이곳은 1년이 채 안 돼 외국인들도 찾는 명소로 부상했다.
온라인 기반 스타트업들의 오프라인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온라인 상의 고객 정보와 자산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이다. 온라인에서 확보한 영향력과 기술을 오프라인에 적용해 시장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스타트업들의 오프라인 도전에 소비자들의 호응도 뜨겁다.
12일 쿠캣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에 문을 연 '쿠캣마켓 잠실점'의 최근 3개월 평균 매출액은 오픈 3개월 평균 매출액 대비 56%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지속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쿠캣이 지난달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인 스타필드 코엑스몰점을 오픈하며 'O4O' 전략을 본격화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새로 연 쿠캣마켓 코엑스몰점은 PB 제품 섹션과 레스토랑 섹션, 주류 섹션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PB 제품 섹션에서는 총 130여 종의 제품을 온라인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총 68석 규모의 레스토랑에서는 쿠캣 PB 제품을 활용해 조리 기능장이 직접 요리한 10종의 다이닝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주류 섹션에서는 엄선된 40종의 우리술을 판매한다. 이문주 쿠캣 대표는 "60만 명에 달하는 쿠캣마켓 고객들에게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더욱 다채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서울 강남의 핫플레이스인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그로서란트 콘셉트의 매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도 최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성수동에 오픈한 '공간 와디즈'는 전용면적 343평(1133㎡) 규모로 지하1층부터 루프탑을 포함해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으로 구성됐다. 지하 1층은 스타트업 관련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고 지상 1층에선 현재 와디즈에서 펀딩 중인 제품을 볼 수 있다. 2층은 성공적으로 펀딩을 마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공간 와디즈는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펼쳐 나가는 메이커와 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서포터의 만남과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쌍방향 소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해 다양한 도전이 지속되는 창업 생태계 마련에 힘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도 지난해 9월 오픈해 홍대의 명소로 자리잡은 '아이디어스 크래프트 하우스'의 명칭을 내달 '아이디어스 테이블'로 바꾸고 리뉴얼을 할 예정이다. 공간과 모든 메뉴가 아이디어스에 입점한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되고 만들어지는 '다이닝펍'이 콘셉트다. 좌석은 약 50석이고 최대 80명까지 행사가 가능해 다양한 모임 등에 특화된 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 같이 온라인 기반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존의 '아마존고', 알리바바의 '허마센셩'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이커머스 기업 티몬이 오프라인 매장인 '티몬팩토리'를 운영한 바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 스타트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을 축적된 첨단 기술을 시연할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며 "특히 데이터 분석에 강점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자체 성공 방정식을 오프라인에 이식시키는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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