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윤주 기자] 정유사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정제마진이 8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이달 첫 주 정제마진은 '-3달러' 밑으로 고꾸라졌다.
11일 한국석유공사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5월 첫 주 평균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3.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셋째주 이후 8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을 올 들어 지난 3월 셋째주 -1.9달러를 기록한 이후 -1.1(3월 넷째주), -1.4달러(4월 첫째주), -0.7달러(4월 둘째주), -0.1달러(4월 셋째주), -0.9달러(4월 넷째주), -0.9달러(4월 다섯째주)를 보였다.
지난 8일(현지시간)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 대비 배럴 당 5.1% 상승한 24.74달러에 장을 마감하는 등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마이너스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면서 석유제품 수출 타격도 커지는 모양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까지 수출액은 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3%(59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가 73.8% 급감했다. 기계류(-19.9%), 반도체(-18.6%) 등이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는 점도 우려스럽다. 수출 상대국을 보면 미국(-54.8%), 유럽연합(-50.2%), 일본(-48.4%), 중국(-29.4%) 등에서 일제히 수출이 위축됐다.
이에 정유사들은 2분기에도 가동률을 줄이고, 정기보수를 앞당기는 등 자구책에 들어갔다. SK이노베이션 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로 수요가 급감한 점을 감안해 2분기에 정기보수에 들어감으로써 생산량을 1분기 대비 25만 배럴 줄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는 정기 보수 일정을 다소 앞당겨 지난 3월부터 시작했고, 에쓰오일( S-Oil )도 예정된 정기보수에 들어갔다.
문제는 수요 반등 여부다. 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합의로 이달부터 원유 감산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국제유가는 배럴 당 30달러를 밑돌고 있다. 공급 과잉을 해결되어도 결국 석유제품 수요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5월 수요 회복과 국제유가 반등 추세가 일시적이지 않아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늦어지면 상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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