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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말로만' 유턴기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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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말로만' 유턴기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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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의 인적·물적 손실을 초래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가 얼어붙어 가는 상황에서 각국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사상 최초로 국민 전체 가구(4인 가족)에 최고 1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제 생태계가 붕괴하기 전에 주사약을 긴급 투입해 일단 연명이라도 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지만 코로나19 위기와 경기침체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 실탄을 절약해 더 힘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생산 부문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은 긴급자금을 수혈하면서 자국으로의 생산기지 이동을 유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을 자국 기업의 리쇼어링(본국 회귀)과 제조업 부흥의 기회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안정적 내수 기반 확충과 일자리 유지에 제조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많은 국가가 뼈저리게 느꼈지 않은가.


리쇼어링은 2013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와 이전비용 지원 등의 당근으로 미국으로의 기업 회귀를 유도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 시기에 중국의 최저 임금이 빠르게 올랐고 시진핑 정부가 규제를 강화했다. 더구나 그동안 중국시장에서의 영업활동을 위해 눈감아줬던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실도 늘어나면서 중국 진출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영업활동을 고민하고 있었다.


2017년 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율을 21%로 더 낮추면서 해외로 나간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히자 미국 기업들은 더 버티기 어렵게 됐다. 최근 미·중 갈등이 깊어지면서 관세상의 불이익까지 우려되자 다수 기업이 미 본토로의 복귀 행렬에 동참하게 됐다. 일본에 있던 캐터필러가 미국 조지아주로 돌아왔고 포드, 인텔,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에 새로 생산기지를 마련하는 등 최근 10년간 3300개 이상의 기업이 리쇼어링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던 2013년 우리나라도 유턴기업지원법을 시행했다. 유턴 후 5년간 소득세와 법인세를 면제해주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입지와 설비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칭다오로 진출했던 패션주얼리 업체들이 전북 익산공단으로 유턴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당초 기대했던 지원은 취소됐고, 경영난으로 부도를 맞거나 또다시 해외로 나가야 하는 처지로 내몰린 기업이 적지 않다.


코로나19 사태로 리쇼어링 정책이 주목을 받자 산업 당국은 해외로 나갔던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겠다고 또다시 거론하고 나섰다. 지난달 말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관합동 유턴지원반'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업종별 단체, KOTRA 등 무역 지원기관으로 구성된 유턴기업 지원 협의체를 통해 유턴기업 유치 및 지원체계를 총동원하겠다고 한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유턴기업지원법을 그대로 두면서 관변 기관들이 유턴기업에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법인세, 인건비, 공장부지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유턴기업을 기대할 수 없다.


코로나19 위기로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차원에서도 국내에서의 제조 활동 활성화가 필요하다. 일본은 유턴기업에 이전비용의 3분의 2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40조원대 코로나19 위기 대응 자금 중 일부라도 풀어서 국내로 복귀하려는 기업을 확실하게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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