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향 비디오기업 에코 주식 대가로 소송 비용 지원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저작권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관련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하자 엘리엇이 저작권 소송을 제기한 회사의 주식을 대가로 소송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엘리엇은 양방향 비디오 회사 에코의 저작권 소송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에코는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주목받는 퀴비가 핵심기술인 '턴스타일'을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지난 3월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엘리엇이 소송 비용을 대는 대신 에코의 주식을 받기로 한 것이다. WSJ은 엘리엇이 이번 소송전에 참전하는 대가로 주식을 얼마나 받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퀴비는 드림웍스 공동창업자이자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회장을 지낸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멕 휘트먼이 의기투합해 만든 동영상 서비스업체다. 이 업체는 휴대폰을 잡는 방법에 따라 다른 종류의 동영상이 제공되는 이른바 턴스타일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턴스타일은 휴대폰을 가로로 보느냐, 세로로 보느냐에 따라 각각에 맞춰 세팅된 동영상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일반 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가로보기에 맞춰져 세로로 잡았을 때는 상단과 하단이 비게 되는데 턴스타일은 세로로 볼 때도 풀화면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동영상 시청자는 턴스타일을 통해 여러 앵글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에코는 턴스타일 기술과 관련해 퀴비가 관련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든지 아니면 저작권 비용을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퀴비는 이에 대해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전은 무가치한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WSJ은 엘리엇이 과거에도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한 적이 있지만 퀴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전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4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해 세계 최대 공격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IT 기업간의 저작권 문제에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다만 유태계 네트워크가 이번 소송에 참여하게 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 폴 싱어 엘리엇 회장은 유태계이며, 에코는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기업이다.
퀴비는 높은 주목도와 달리 아직까지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서비스를 제공한 퀴비는 출퇴근 때 볼 수 있도록 10분 분량의 동영상 서비스를 주력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자택 대피령 등으로 출퇴근 인원이 줄면서 선전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기업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관련 소송전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제작회사인 브로드컴의 경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상대로 데이터 전송 관련 저작권을 무단 도용했다며 지난 3월 소송을 제기했다.
온라인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줌은 보안 관련 기술 때문에 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줌은 그동안 중간에 외부인은 엿볼 수 없는 방식으로 암호화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비스 제공자인 줌이 엿볼 수 있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비트코인 500원일 때 5000만원 투자한 남친"…현...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